[송영대 칼럼] 북한은 변하지 않았다

송영대∙ 평화문제연구소 상임고문
2011-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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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남한 정부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조문을 계속 요구하고 있어 김정일 사후 남북관계 개선을 바라는 내외의 여망에 찬물을 끼얹고 있습니다.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지난 25일, ‘남조선당국은 이번 조문의 방해책동이 북남관계에 상상할 수 없는 파국적 후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이에 앞서 지난 23일,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 민족끼리’를 통해 남한정부의 제한적 조문 허용에 대해 비난하며 모든 남한 조문단의 방북을 허용하라고 요구한 바 있습니다. 이는 북한당국이 김정일 사망에 대한 남한 정부의 조치에 대해 보인 첫 공식입장 표명이라는 점에서 주목되는 부문이라 하겠습니다. 또한 남한의 야당 및 일부 친북단체들이 전면적 조문 허용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당국이 모든 조문허용을 주장하는 것은 남한사회의 분열을 조장하려는 의도가 작용하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김정은 후계체제가 최소한의 상식과 양심을 갖고 있는 집단이라면 이런 요구를 하기 전에 과거 김정일의 행적에 대한 성찰부터 하는 것이 순리일 것입니다. 한마디로 김정일은 37년간 수백만 명의 북한주민을 굶어죽게 하고 대남테러와 천안함, 연평도 도발 등을 통해 많은 인명을 앗아간 반인륜의 장본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한 정부는 지난 20일 발표한 담화문에서 ‘북한 주민에게 위로를 전한다.’며 사실상의 조의를 표시했고, 또 고(故)김대중 전 대통령,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 유족에게만 방북 조문을 허용했습니다. 아울러 민간단체가 추진 중인 휴전선 애기봉 성탄 트리 점등행사도 유보시키는 등 대북유연조치를 취해왔습니다. 그리하여 일부 남한 국민들은 정부의 유연 조치가 도를 넘는 과분한 조치라는 불만까지 표시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김정은 체제는 감사의 표시라도 하는 것이 마땅하거늘 오히려 ‘반인륜적인 야만행위’라고 비난하는 것은 최소한의 예의범절도 모르는 적반하장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상주(喪主)가 조문하지 않으면 재미없다고 공갈치는 행태는 동방예의지국이라는 우리의 민족정서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24일, 김정은 세습체제하에서도 북한이 선군정치와 핵 무장 등 군사력 강화정책을 이어갈 것임을 밝혔습니다. 지난 25일에는 김정은과 함께 김정일 빈소를 찾은 고모부 장성택이 처음으로 대장 계급장이 달린 군복을 입고 나타나 세인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이런 현상들은 무엇을 시사하는 것이겠습니까.

김정은도 그의 아버지를 닮아 선군정치를 앞세워 대남도발을 하고 핵과 미사일 등 무력증강을 계속하겠다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정은 체제가 이러한 옛 버릇을 답습한다면 진정한 북한의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북한 당국이 체제를 안정시키고 한다면 선군(先軍)정치를 위민(蔿民)정치로 바꾸고 비핵화 약속을 지키는 등 남북관계개선에 진정성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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