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번 검열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부장으로 있는 노동당 지도부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이 주목됩니다.
이수경 기자 입니다.
"통일 전선부 부부장입니다. 모셔가기 위해서 나왔습니다." 분단 이후 남쪽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군사 분계선을 넘은 남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다리던 최승철 통일 전선부 부부장의 인삿말입니다. 최 부부장은 군사 분계선에서 노무현 전 남한 대통령을 영접하고 남북 관계를 김정일 위원장에게 직접 보고할 만큼 북한에서 대남 사업을 이끌고 있는 실권자로 꼽혔던 인물입니다. 최부부장은 앞서 지난 2000년 첫 남북 정상회담때에도 남측 관계자들과 막후에서 접촉하며 막판까지 힘들었던 남북간 합의들을 이끌어 내는 등 남북 협상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최승철 부부장은 지난해 12월 남한 대통령 선거 이후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최승철 부부장이 대북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부정부패 혐의가 드러나 숙청됐다고 일본과 남한의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최승철 부부장뿐 아니라 대남 사업의 실무를 담당했던 다른 통일 전선부 간부들도 비리 혐의로 경질했다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강철환 조선일보 기자는 당 중앙위원회 산하 북한내 대남 사업 전담 기구인 통일 전선부관리들의 숙청은 단순한 비리 혐의 뿐만이 아니라 노무현 남한 대통령의 임기 5개월을 남겨두고 남북정상회담을 밀어 붙이는등 남한의 정세를 잘못 판단한 것에 대한 책임추궁 차원에서 숙청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철환 : 남한의 보수정권이 들어서면서 소위 대남정책이 실패했다 이런 여러 가지 명분이 세워져서 통전부에 대한 사정을 하는 것 같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자금을 관리하거나 대남 경제 협력 사업을 총괄하는 간부들도 잇달아 조사를 받거나 경질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민간차원의 대남 경제 협력을 총괄하는 정운업 민족경제협력연합회 회장은 지난해 초 자택에서 2000만달러의 현금이 발견돼 구속돼 이후 지금까지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수년간 남북 장관급 회담의 북측 대표였던 권호웅 내각참사 도 지난 해 12월 개성에서 열린 남북 경제 협력협의 사무소 준공식 참석을 마지막으로 활동을 중단하고 경질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북측 대표를 맡고 있고 개성공단의 북측 책임자인 주동찬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장도 지난해 말 이후 활동이 전혀 눈에 띄지 않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남북 경협에 있어서 실무자였던 전금율, 강관승, 김정철등 아태평화위원회와 통일 전선부 서기장급 인사들도 대대적이 부패 조사를 받고 모두 숙청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북 사업을 하는 남측 관계자들은 북한 관리들에게 뇌물을 주지 않으면 경협 일이 진행되기 힘들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남북 경협 사업에 깊숙히 관여하고 있는 남측 경협 실무자 신씨는 달러 만 쥐어주면 국가 기밀도 얘기해 주는 것은 북한 관리들이라고 털어놨습니다. 따라서 남북경협의 실무자였던 북한 관리들이 비리혐의로 잇따라 숙청된 것은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합니다. 탈북자 출신으로 통일 연구원 김승철 전 연구원의 말입니다.
김승철: 양심적인 간부는 그 사이에 존재하기 힘든거죠. 북한 체제의 통제 구조 자체가 뇌물을 받게 되어있고, 뇌물을 바치지 않으면 그 체제 내에서는 누구든지 하급간부 등 상급간부 등 상부에 뇌물을 바쳐야 하고, 밑에서 뇌물을 뺏어 먹어야 하고. 이런 게 북한 통제 체계의 필수 요소로 되어있죠.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남한의 정권교체로 대북정책이 바뀌면서 대대적 사정 작업을 통해 대남사업을 주도했던 인사들을 물갈이 하고 대남 사업 기구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강철환씨입니다.
강철환 : 앞으로 햇볕정책을 담당했던 통일전선부의 역할이 축소되고 전통적인 대남부서인 대외연락부나 작전부나 이런 대남공작기관들이 앞으로는 더 활발하게 움직이지 않을까.. 햇볕정책이 끝났기 때문에 실용주의나 상호주의 이런 것을 추구한다는 것을 보게 되면 북한도 이제 햇볕을 받을 준비가 아니라 음지에서도 공작을 해야 되는 그런 대외환경이 바뀐 측면이 있기 때문에 북한도 이제 통전부가 축소되고 아마 다른 기관들이 강화될 것이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김정일 국방 위원장은 1990년대 초반 동구 사회주의권 붕괴 시기와 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 직후에도 대대적인 사정을 벌여 내부 단속에 나선적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