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김정일 사후 시나리오 개발중”

미국은 북한의 권력승계 문제 등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후의 북한의 미래 상황에 관한 시나리오를 개발 중이라고 국방부의 고위 관리가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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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방부의 마이클 낙트 세계전략문제 담당 차관보는 15일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의 대량살상무기 관련 청문회에서 현재 진행중인 북한의 권력 승계 문제를 포함해 "북한의 미래 상황에 관한 시나리오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낙트 차관보는 "현재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병들고 후계자로 지명된 막내 아들은 지위가 불안정하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낙트 차관보: 후계작업이 앞으로 3개월이 걸릴 지 3년이 될 지 알 수 없습니다. 최근 몇 개월 간 계속되고 있는 북한의 도발을 통한 긴장 고조는 대외적일 뿐 아니라 이런 국내적 요인에 따른 겁니다.

이처럼 국방부가 후계자 문제를 포함한 북한의 미래 상황에 관한 시나리오를 개발 중이라는 낙트 차관보는 “관련 정보가 전혀 없지는 않지만 정보의 양이 매우 적고 제한적”이라며 정보부재와 관련한 현실적 어려움을 솔직히 털어 놨습니다. 낙트 차관보는 청문회 뒤 북한의 미래 상황과 관련한 시나리오의 구체적인 내용을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답변할 수 없다”며 “세심하게 연구 중”이라고만 밝혔습니다.

청문회에 함께 나온 미국 에너지부 산하의 국립핵안보국(NNSA) 토마스 다고스티노 국장도 “(북한의)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북한의 비핵화 작업이 재개될 경우에 대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다고스티노 국장은 이를 위해 국립핵안보국이 북한의 핵 시설에서 나오는 핵 물질을 반출할 커테이너를 구입하는 데 필요한 예산을 요청해둔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다고스티노 국장: 컨테이너를 구매할 계획인데요, 이건 북한에서 반출될 핵 물질을 담는 데만 쓸 수 있는 독특한(unique) 장비입니다. 다른 나라는 이 컨테이너에 들어갈 만한 핵 물질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다고스티노 국장은 청문회 뒤 기자들과 만나 미국인 핵 과학자와 기술자를 북한에 직접 보내 영변 핵시설을 불능화하는 작업을 진두지휘했던 국립핵안보국이 그동안의 작업을 통해 “북한의 핵 시설이 어떤 상태인지 직접 살펴보고 이를 정확히 평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다고스티노 국장은 “세부적인 사항은 매우 민감한 문제”라며 공개하길 거부했지만 “북한의 핵 과학자와 기술자를 직접 만나 얘기하면서 그들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이를 맡고 있는 자신들의 임무에 대해 매우 진지(serious)하다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털어놨습니다.

다고스티노 국장은 이어 미국이 “이 문제를 철저히 기술적인 방식으로 접근했고 북한도 이런 입장을 존중하게 됐다”며 이를 “기술자들 간 서로 통용되는 자신들만의 의사소통 방식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다고스티노 국장은 하원 외교위원회에 제출한 서면 자료를 통해 “북한이 미사일과 핵 개발을 통해 국제사회에 도전하고 있다”며 북한 핵 문제 해결의 시급성을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