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수단 숙소엔 TV 인터넷 없어”

인천-노재완 nohjw@rfa.org
2014.09.25

25일 오후 인천 구월동 아시아드선수촌 북한 선수단 숙소에 인공기가 걸려 있다. RFA PHOTO/ 노재완
25일 오후 인천 구월동 아시아드선수촌 북한 선수단 숙소에 인공기가 걸려 있다. RFA PHOTO/ 노재완

앵커: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한 선수단과 취재진은 대부분 선수촌과 미디어촌으로 나뉘어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곳엔 식당 외에 다양한 편의시설들이 갖춰져 있는데요. 주위의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북한 선수단은 좀처럼 편의시설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인천에서 노재완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한 모든 선수단은 대회 조직위원회가 마련한 선수촌에 머물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선수촌은 단순히 숙식만을 하는 곳이 아닙니다.

병원, 마사지실, 미용실, 당구장, 공연장, 심지어 선수들의 피로를 풀어주는 안마실까지 갖춰져 있어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 곳곳에 휴식공간이 있고 산책로도 잘 갖춰져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선수단은 이런 편의시설과 휴식공간을 잘 이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25일 선수촌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다른 나라 선수들과 달리 북한 선수들은 식당 외에 특별히 편의시설을 잘 이용하지 않는 것 같다”며 “특히 남측 선수들과의 접촉을 애써 피하려는 눈치였다”고 말했습니다.

또 선수촌의 모든 객실에는 텔레비전이 설치돼 있지만, 유독 북한 선수들의 숙소에는 없습니다. 이는 북한 선수단이 텔레비전을 치워달라고 선수촌에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북한 선수들이 남측 텔레비전 방송을 보지 못하게 하려는 조치로 풀이됩니다.

취재진이 묵는 미디어촌도 마찬가집니다. 현재 미디어촌에는 16명의 북측 취재진이 묵고 있습니다. 업무 특성상 객실에는 반드시 인터넷 시설이 있어야 하지만, 북한 취재진이 생활하는 객실에는 인터넷 시설이 없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디어촌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자원봉사자는 “미디어촌에서는 그냥 잠만 자는 곳으로 이용하고 모든 일은 기자들이 일하는 미디어센터에서 한다”고 전했습니다.

관계자: 방에 설치된 인터넷 선이라든지 관련 시설들 모두 철거해달라고 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원래 다 깔아주거든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의외였습니다.

현재 남한에서는 북한과 인터넷 접촉을 직접 할 수가 없습니다. 북한 취재진이 본국에 기사를 전송하려면 중국을 거쳐 전송하거나 불편하지만 확스(팩스) 등을 이용해야 합니다.

또 미디어촌의 한 관계자는 “북측 취재진은 업무가 끝나고 미디어촌에 돌아오면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특별한 여가 활동 없이 대부분 숙소에 머문다”며 “가끔 담배를 피우기 위해 건물 밖으로 나오는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다른 나라 취재진이 미디어센터와 미디어촌을 연결하는 순환버스를 이용하는 것과 달리 북측 취재진은 미디어센터 등으로 이동할 때 남측에서 마련한 별도의 차량을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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