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새해 들어 국경통제 한층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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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이후 조성된 국경연선에 대한 특별경계 분위기가 아직까지 해소되지 않아 북한주민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물론 사법기관 간부들조차 하루속히 정상생활이 회복되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현지 주민들이 전했습니다.

최근의 북한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례가 치러진 다음날인 12월 30일, 국경연선을 통해 적지 않은 주민들이 중국으로 월경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애도기간’에 선포된 특별경비가 해소되지 않았음에도 이날 많은 주민들이 탈북을 서두른 것은 새해가 되면 국경경비가 더 강화될 것이라는 소문 때문이었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이 이미 보도한대로 새해를 하루 앞둔 12월 31일에 혜산시 강구동에서 압록강을 건너려던 40대 남성 3명이 국경경비대의 총에 맞아 모두 사망한 사건이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처럼 엄한 단속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탈북이 줄어들지 않는데다 김 위원장의 사망과 관련된 소문들이 시시각각으로 외부언론들에 보도되자 당황한 북한 당국은 새해 첫날부터 국경연선 주민들에 대한 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 소식통은 “새해 첫날부터 국경경비대가 동원돼 압록강에 얼음구멍들을 뚫었다”며 “이제부터 모든 주민들은 국경경비대원들이 뚫어놓은 얼음구멍에서만 물도 긷고 빨래도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까지도 겨울철만 되면 압록강에서는 북한 주민들과 중국 주민들이 임의로 얼음구멍을 뚫어놓고 같이 빨래도 하고 물도 퍼내 식수로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얼음구멍들은 중국주민들과 북한주민들 사이에 정보를 교환하고 간단한 물건들을 주고받는 밀거래통로로 이용돼왔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이 같은 사실은 국경지역 주민들에게는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새해 첫날부터 압록강 중간부분에 위치한 얼음구멍들을 모두 폐쇄하고 국경경비대를 동원해 북한쪽으로 얼음구멍들을 새로 뚫음으로서 중국주민들과 북한 주민들이 접촉하지 못하게 막아 놓았다는 것입니다.

특히 양강도 사법당국은 새해 첫날부터 매 인민반들을 통해 아침 10시부터 12시까지,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사이에만 압록강에서 빨래를 하고 물을 길을 수 있으며 지정된 시간이 지나면 접근을 차단하겠다고 통지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회령시 강안동에 사는 한 주민소식통도 “인민반 회의를 통해 ‘두만강에는 얼씬도 하지 말라’는 지시가 내렸다”며 “점심시간에만 두만강에서 빨래를 할 수 있는데 국경경비대원들이 빨랫감까지 모조리 검열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들은 담당 보위원이나 국경경비대원들도 배급만으로는 살아가기 어렵기 때문에 밀수꾼이나 도강자들을 눈감아 주는 대신 그들로부터 받아내는 돈이 생활에 큰 보탬이 되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양강도 소식통은 “요새 강타기(밀수)가 없으니 우리도 죽을 맛”이라는 담당보위원의 말을 전하면서 “간부들조차도 하루빨리 정상생활이 회복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당국의 대책 없는 국경통제조치로 인해 주민들은 물론 간부들조차 힘겨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는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