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최근 한국에서 동의학의 핵심인 경락, 즉 우리 몸에 기가 흐르는 미세한 관이 암 전이의 중요 통로가 된다는 사실을 밝혀내 세계 의학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사실 경락에 관한 과학적인 연구는 1960년대 초 북한에서 먼저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성공적인 경락연구 성과는 50년이 지나 한국에서 꽃 피우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2008년부터 소광섭 서울대 교수가 경락 관련 연구 논문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경락의 실체가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왔습니다.
연구 논문에서 소 교수는 자신이 규명한 경락을 '프리모(Primo)'라고 다시 이름을 지었습니다.
소광섭
: 현재까지 순환계로는 혈관과 림프관으로 알려져 있는데 경혈, 경락에 해당하는 새로운 순환계가 있다는 것을 저희들이 입증했고 이 것이 기존의 김봉한 선생이 발표한 내용과 일치한다는 것입니다.
최근 소 교수는 경락이 암의 중요한 전이 경로가 된다는 사실을 국제학회에 발표해 세계 의학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암 전이 경로가 혈관과 림프관 두 곳밖에 없다고 알았는데, 소 교수의 연구 성과로 이번에 경락도 포함됐습니다.
사실 경락 연구의 선구자적인 나라는 북한입니다. 그 중심엔 북한 동의학의 전설, 김봉한 박사가 있었습니다. 1960년대 초 세계 의학계는 그의 경락 연구 성과에 크게 놀랐습니다.
당시 평양의대 교수였던 김봉한 박사는 동양의학의 핵심 개념인 경락의 실체를 규명하고 혈액순환계와 림프계에 이어 제3의 순환계 ‘경락계’가 있다는 논문을 잇따라 발표했습니다.
북한은 김 박사의 이런 성과를 “세계과학사에 금자탑을 이룬 업적”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했습니다.
특히 1964년판 ‘조선중앙연감’의 사진 화보에 김 박사의 사진을 공적 설명과 함께 크게 실을 정도로 그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조선중앙연감’에서 김일성 이외에 개인 사진이 크게 게재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그의 논문이 폐기되고 김 박사는 숙청되고 맙니다. 김 박사가 숙청된 이유는 갑산파 사건 때문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
김광인 북한전략센터 소장
] 1960년대 후반 김봉한에 가장 든든한 후원자였던 박금철이 갑산파 사건에 연루돼 실각하면서 김봉한도 함께 숙청됐습니다.
지금은 북한의 모든 공식 문건이나 서적에서 김봉한과 그의 이론 봉한학설이 완전히 자취를 감췄습니다.
이후 40년 넘게 경락 관련 논문이 전 세계적으로 한 편도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2000년대 들어 경락에 관한 연구는 다시 시작됐고, 현재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과 미국 등에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