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휴대전화 가입자 80만 명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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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 텔레콤이 북한에 제공하는 휴대전화 서비스의 가입자 수가 올해 3/4분기 현재 8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러나 오라스콤의 북한 내 사업 실적은 전체 사업 중 최하위 수준이었습니다.

정보라 기자의 보돕니다.

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 텔레콤이 투자한 북한의 휴대전화업체 고려링크를 통해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북한 주민의 수는 지난 9월 말 현재 80만 9천 명. 이는 고려링크가 설립된 2008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누적된 가입자 수로, 지난해 3분기까지와 비교하면 약 2.5배 증가했습니다.

북한 내부에서 휴대전화 가입자 수는 매 분기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북한의 휴대전화 가입자 수는 오라스콤이 자회사 형식으로 운영하는 나머지 국가들과 비교하면 가장 적은 숫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3일 오라스콤 텔레콤의 3분기 실적 보고서를 보면 북한의 휴대전화 가입자 수는 방글라데시나 알제리, 파키스탄 등 5개 국가의 가입자 수와 비교할 때 적게는 3배에서 많게는 40배 이상 차이를 보였습니다.

오라스콤이 올해 3분기에 벌어들인 수익을 살펴보면 북한의 실적은 하위권이었습니다. 이 기간 고려링크의 수익은 4천150만 달러로 1억 달러가 넘는 방글라데시나 5억 달러에 가까운 알제리에 비하면 월등히 낮은 것입니다.

낮은 수익 창출에도 불구하고 이집트의 오라스콤이 북한 휴대전화 사업에 대한 투자를 계속 하고 있는 데 대해 한국 경기개발연구원의 손광주 선임연구원은 “과거 북한에 투자한 태국의 이동통신사 록슬리의 경우처럼 오라스콤도 북한에서 이윤 창출은 커녕 이용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

손광주/경기개발연구원 선임연구원

] 북한이 제일 잘 하는 것 중 하나가 상대방한테서 100을 받은 후 0을 돌려주는 것입니다. 과거 태국의 록슬리 통신회사와 싱가포르의 소기업들이 북한과 계약을 체결했지만 돈을 못 받은 적이 있습니다. 북한이 오라스콤으로부터 휴대폰을 싼 값 또는 거의 무상으로 받은 다음에 결제를 안 해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북한 내 휴대전화 사용률 확산에 대해 김정일은 정치적인 문제로 보고 있고 오라스콤은 경제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결국 오라스콤이 당할 것입니다.

한편 이번 보고서에서 북한 가입자의 휴대전화 사용률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높게 나타났습니다. 3분기 북한 가입자의 일인당 한 달 평균 통화시간은 300분으로 알제리(286분)나 방글라데시(214분), 파키스탄(197분) 보다 많았습니다. 또 ‘가입자 일인당 월평균 매출액(ARPU)’지수에서도 북한 가입자의 전화 이용률은 다른 나라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려링크는 북한 내 휴대전화 서비스 제공 범위를 확대해 현재 평양을 비롯한 14개 주요 도시와 86개의 소도시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북한 전역의 14% 그리고 전 인구의 94%가 휴대전화를 사용 가능한 실정입니다.

또 보고서에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오라스콤은 조만간 평양과 일부 대도시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휴대전화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곧 선보일 계획이라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힌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