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언론 대북 비난기사 통제 느슨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2.09.06

앵커: 중국 인터넷에 북한 황해도 옹진 철광에 투자했다가 실패한 시양그룹 사건이 크게 보도되면서 중국 기업가들의 대북투자 열의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도 대북 비난 기사를 강력하게 통제하지 않는 등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8월 “시양집단의 대북투자는 일장 악몽”이라는 기사가 중국의 대표적 인터넷 사이트인 망이, 시나닷컴 등에 실리면서 많은 중국인들을 실망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자체 웨이보 회원수 2억 명을 거느리고 있는 시나닷컴의 네티즌, 즉 인터넷 사용자들은 “시양집단의 악몽은 류망국가 정부가 조작한 것”이라고 성토하는가 하면, “세계인들이 다 알 수 있게 영문으로 빨리 번역해 facebook과 twitter에 올리라”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자본금 4천만 달러를 투자했다가 몽땅 날렸다고 주장한 랴오닝성 시양그룹(西洋集團)의 우시성 부총경리가 대북투자 위험성에 대해 로이터 통신에 지적한 기사도 인터넷에 올랐습니다.

중국 인터넷에 이처럼 대북 기사가 확산되는 것은 과거와 달라진 모습입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에는 북한을 비난하는 소지가 있는 기사들이 인터넷에 오르면 바로 삭제되곤 했지만 지금은 다르다”면서 “더욱이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중국에 왔을 때도 시양그룹 관련 기사가 인터넷에 떠돌만큼 중국 당국의 통제도 느슨해졌다”고 말했습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장 부장에게 “중국 기업의 대북투자를 촉진하기 위해선 그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언론의 이러한 보도로 인해 중국 기업인들의 대북투자 열의가 크게 위축되고 있습니다.

중국 지린성의 어느 한 민간기업 사장도 북한 측으로부터 투자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시양그룹 기사를 본 후에 마음을 고쳐먹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이 소식을 전한 한 중국인은 “지금 시양그룹 사건 기사가 주는 영향이 대단히 크다”면서 “이 뉴스가 스마트 폰을 통해 속속 올라오자, ‘이래서야 어떻게 북한을 믿겠냐’고 중국인들이 투자를 꺼린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인터넷의 영향으로 대북 투자가 차질을 빚게 되자, 북한 합영투자위원회도 5일 성명을 발표하고, “보도매체들은 적대세력들의 반공화국선전에 리용될 수 있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북한의 이러한 비난은 중국 정부를 향한 일종의 불만 표시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한 대북 전문가는 “공산국가에서 중앙정부가 언론을 장악한다고 볼 때 북한의 이러한 반응은 언론 통제를 제대로 못하는 중국 정부에 대한 불만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들에 대북 투자를 장려하지만, 실제 투자는 기업의 판단에 맡긴다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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