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작년 북 홍수 과거보다 피해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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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과 9월 연이어 발생한 북한의 홍수 피해가 농작물 생산에 미친 영향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었다고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분석했습니다.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 재개를 둘러싼 설왕설래 속에 북한의 수해와 농업 생산에 관한 미국 정보당국의 종합 보고서가 공개돼 눈길을 끕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중앙정보국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7월 중순과 9월 초 북한에서 연이어 홍수가 발생했지만 농작물 수확에 미친 영향은 1996년과 2007년의 수해와 이에 따른 농업 분야 피해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낮은(relatively low)’ 수준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의 홍수 피해가 농업 생산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이 11쪽 짜리 보고서는 당시 강수량과 기반시설 피해 등을 감안해 ‘보통 수준의 확신(moderate degree of confidence)’이라는 전제 아래 이같이 분석했습니다.

비록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된 보고서이긴 하지만 미국 중앙정보국이 북한의 홍수 피해와 이에 따른 농작물 수확량 감소에 관한 종합 보고서를 작성한 것은 이례적입니다.

중앙정보국은 이번 보고서가 앞으로 북한에서 홍수가 발생할 경우 농업 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함으로써 북한이 필요로 하는 식량 수입량을 추정하는 기준과 방안을 확립하기 위해서라고 그 취지를 밝혔습니다.

앞으로 북한에서 대규모 홍수 피해가 발생할 경우 미국이 대북 식량지원을 결정하는 데 직간접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겁니다.

보고서는 향후 북한의 홍수 피해가 작물 생산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기 위해 구체적으로1996년과 2006년, 2007년 그리고 2010년 등 지난 15년 동안 북한에서 발생한 4차례의 대규모 홍수 피해를 분석했습니다.

해당 연도별 홍수 피해를 강우량의 집중 정도와 시기, 그리고 주요 농작물 생산지에서 홍수 피해가 발생했는지 여부, 또 기반 시설의 피해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홍수 피해가 상대적으로 경미했다는 겁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은 9월12~23일 하루 평균 30 mm, 그리고 9월 1~2일 하루 평균 75 mm의 비가 각각 내려 3만550 헥타르의 경작지가 물에 잠겼습니다.

반면, 1996년에는 7월24~28일 단 닷새 동안 하루 평균 최고 188mm의 비가 내려 28만8천 헥타르의 경작지가 침수됐습니다. 2007년에도 8월 7~14일 7일 간 하루 평균 108 mm의 비가 내린 데 이어 9월18~20일에도 하루 평균 200 mm 의 비가 내려 각각 26만8천, 32천278 헥타르의 농경지가 물에 잠기는 큰 수해를 입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이를 토대로 북한에서 홍수로 인한 대규모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는 기준으로 4일 이상 매일 100~150 mm의 비가 내리는 경우를 들었습니다. 또 주요 쌀 생산지인 황해도와 평안도가 피해를 입는 경우, 그리고 벼의 성장에 중요한 4월 초(파종), 5월 말 또는 6월 초(모내기), 9월 말 또는 10월 초(수확)에 홍수 피해를 입거나 홍수로 농업 생산시설은 물론 도로 등이 유실돼 주민들이 복구에 동원되면서 농사를 돌볼 수 없게 돼도 북한의 농업 생산이 큰 타격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