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규찰대’ 뺑대바지·장발 엄정 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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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헐렁한 바지를 입어야 하고, 짧은 머리를 하고 규찰대를 피해 다녀야 하는 북한 젊은이들이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라고 합니다. 새해부터 뺑대 바지 단속에 나선 북한 당국이 단속된 사람들을 망신시킨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함경북도 국경지방에 여행을 나온 한 북한 대학생은 "요즘 자본주의 사상 문화를 뿌리 뺀다고 평양시내 도처에 규찰대가 쫙 깔렸다"면서 "엉치가 드러나게 바지를 입고 다니는 여성들을 집중 단속하고 있다"고 1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이 대학생은 "규찰대들이 단속된 여성들의 시민증 번호와 손전화 번호, 그리고 집주소까지 일일이 적어 가서는 아침 새벽에 3방송(주민내부방송)에서 불어 망신시키고 있다"면서 "그러면 해당 직장과 학교에서는 단속된 여성을 비판 무대에 세워놓고 사상투쟁을 벌여 수치심을 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2009년 경, 김정은 국방위원장 제1위원장이 등장한 후 여성들에게 바지를 입게 허용하자, 젊은 대학생들은 한국 드라마에서 나오는 청바지처럼 뺑뺑하게 만들어 입고 다녔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부터 북한당국은 "여자들이 야하게 입고 다니는 현상은 자본주의식이라면서 헐렁하게 입고 다니라"고 지시했다는 것입니다.

또 "젊은 여성들의 머리가 어깨에 조금만 닿아도 규찰대의 단속 대상이 된다"면서 "김정은의 젊은 부인(리설주)도 커트 머리를 하고 나온 것도 긴머리를 통제하는 사회적인 분위기 때문에 짧게 자르고 나온 것"이라고 단정 지었습니다.

평양일대에 불어 닥친 이러한 단속은 지난해 여름 북한 국가안전보위부가 은하수 관현악단 예술인들의 음란물 유출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 평양시 젊은이들이 자본주의 생활문화에 푹 절었다는 것을 발견하고 북한 지도부가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이제는 당에서 교양할 단계가 지났다"며 노동당과 공안기관에 강력단속을 주문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더욱이 장성택 처형이후 민심이 크게 동요하는 상황에서 북한 당국이 주민통제의 고삐를 더 바짝 죄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 초 평안북도 신의주시에서 연락이 된 한 주민은 "요즘 한국 드라마 CD알을 보다 들키면 미화 3천 달러를 내고도 풀려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여름에 한국 드라마 알판을 대량 유통시키다 걸린 사람들이 여러 명 공개 처형되었다"며 "그때 시작된 단속바람이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고 있다"고 반응했습니다.

김정은 제1비서는 올해 신년사에서 이색적인 자본주의 사상문화 침투를 반대 배격해야 한다고 외부 문물과의 한판 전쟁을 선포한 이후, 노동신문은 '적들의 사상문화적 침투책동을 단호히 짓부셔버려야 한다'고 새해벽두부터 강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