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신의주 세관 대대적 물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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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은 최근 북-중 국경 세관 중 가장 규모가 큰 신의주 세관에 대한 대대적인 검열을 실시했습니다. 이번 검열로 세관장을 비롯해 신의주 세관원 대부분이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중국과 통하는 북한의 관문, 신의주 세관에 검열 회오리가 몰아쳤습니다.

중국 단동에서 북한의 신의주 대방과 무역거래를 하고 있는 소식통은 “신의주 세관이 최근 쑥대밭이 되었다”는 격한 표현으로 신의주 세관의 검열 후폭풍 소식을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달 초순부터 진행되어온 신의주세관에 대한 시 당국의 자체검열이 끝나기도 전에 평양에서 중앙당 검열 성원들이 내려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서 “처음부터 다시 대대적인 검열이 시작됐으며 신의주 대방으로부터 세관장을 비롯한 세관원들 대부분이 교체됐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단동에서 한국 주방용품 판매점을 하고 있는 조선족 이 모 씨도 “요즘 북한 상인들이 이미 구매한 물건을 포장까지 해놓았는데 아직 찾아가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새로 바뀐 세관원들의 눈치를 살피느라 북한으로 들여가지 못한다는 얘깁니다.

이 씨는 “신의주 세관은 툭하면 검열이 붙는 곳이라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세관장까지 교체됐다는 얘기가 있고 보면 이번엔 보통 검열이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중국 단동에서 장사하는 북한의 화교 조 모 씨는 요즘 세관 검사가 너무 까다로워 북쪽에서 중국을 오가는 차량 숫자가 절반으로 줄었다고 말했습니다.

하루 평균 20-30대였던 북한 트럭이 지난달 하순부터 절반으로 줄어 그 이유를 알아봤더니 신의주 세관에서 중국으로 나가는 차량을 대상으로 하는 통관 검사 시간이 너무 길어 검사를 미쳐 못한 트럭이 중국을 아예 나가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신의주 세관의 대대적인 검열과 세관원 교체 소식을 접한 중국 상인들의 반응은 시큰둥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세관원들도 예전과 똑같이 부패해 질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북한 화교 조 모 씨는 “신의주 세관은 뇌물을 챙기는데 가장 좋은 노른자위로 통하는 곳”이라며 “기존 세관원들은 배를 불리었으니 다른 관료들에게 기회를 주자는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중국을 오가며 장사하는 평양 주민 주 모 씨도 “세관원들이 바뀌면 한 동안은 짐 검사가 까다로워지지만 시간이 지나면 예전 수준으로 되돌아 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주 씨는 새로 온 세관원들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 통관경비만 더 들어갈 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일부 중국내 북한전문가들은 신의주 세관의 대폭 개편이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을 위한 인적 쇄신 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