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국무부는 최근 북한 내에서 마약 사용이 확산되는 추세라고 밝혔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국무부는 18일 발간한 ‘2015 국제마약통제전략보고서(INCSR 2015)’에서 북한 내 마약 확산 실태를 지적했습니다.
고립된 북한 체제의 특성상 공식 통계자료는 없지만 탈북자와 여행객들의 전언을 종합한 결과 최근 북한 내에서 주로 메스암페타민(methamphetamine) 즉 필로폰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입니다.
북한에선 흔히 얼음으로 불리는 필로폰이 여성과 청소년을 포함한 북한 사회 전반에 널리 퍼져 있고 특히 중국과의 접경 지역에서 마약 관련 범죄조직으로 인해 더 그 사용이 만연하고 있다는 게 이 보고서의 지적입니다.
보고서는 또 약품이 부족하고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북한 주민들이 마약을 의약품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 탈북자 윤선화(가명) 씨도 지난달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에선 최근 마약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의약품 혹은 화폐 대용 수단으로도 사용된다고 밝혔습니다.
윤선화: (북한) 사람들이 아플 때 약이 없으니까 마약을 치료 목적으로 사용합니다. 또 마약이 가정의 경제를 살립니다. 마약을 팔면 돈이 나오고 그 돈으로 쌀을 삽니다. 여기로 말하면 금이나 같은 것입니다.
국무부 보고서는 북한에서 제조된 마약이 북한 내부 뿐 아니라 중국 등 주변국으로도 유출되고 있다면서 지난해 8월 중국에서 3.75킬로그램의 북한산 필로폰을 밀반입해 판매하려던 북한인이 중국 당국에 적발돼 처형되기도 했다고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국무부는 북한이 국가 차원에서 마약을 생산하고 밀매하는 데 관여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선 유보적인 판단을 내렸습니다.
보고서는 1970년대부터 2004년까지는 북한 당국이 마약밀매에 직접 관여한 수많은 사건이 적발됐지만 그 이후엔 확인되지 않고 있다면서 정권 차원의 개입이 중단된 것인지 혹은 그 수법이 더욱 은밀해진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