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북한 경제성장률 -3% 전망

0:00 / 0:00

앵커 : 올해에도 북한주민 여러분, 허리띠 바짝 졸라매셔야겠습니다. 가뭄에 홍수까지 겹치면서 심각한 식량난이 예상됩니다. 질병관리에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홍알벗 기자의 보도입니다.

북한지역에 잇따라 발생한 자연재해 때문에 북한주민들의 고통이 더욱 가중될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태풍으로 인한 홍수로 유실되거나 매몰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농경지는 모두 3만 헥타르 정도. 당장 먹을 식량이 문제입니다.

한국 농촌경제연구원의 권태진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5월과 6월에 발생한 가뭄이 홍수와 맞물려 이모작 수확량과 올 가을 수확량을 합쳐 모두 70여만톤의 곡물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수치는 북한의 평균 곡물수확량 450만톤의 약 15%를 차지하는 양입니다.

권태진 위원: 아직 홍수피해가 끝난 상황이 아닙니다. 홍수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데, 이번에 발생했던 홍수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미 피해가 일어났고 가을에 작황부진이라는 피해가 예상되는 시점이기 때문에 벌써 시장에서는 그러한 위험을 반영해서 곡물가격이 굉장히 불안합니다.

무엇보다 농업이 북한의 전체산업에서 20% 이상을 차지하는데다 열악한 장비와 인력 부족으로 인해 수해복구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면 북한의 전반적인 경제성장률이 뒷걸음칠 수 있습니다.

권 위원은 지난해 북한이 0.8%의 흑자 성장률을 보였지만 지금 같은 상황이면 올해 북한의 경제성장률은 3%대의 적자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권태진 위원: 하반기의 상황을 보면 호락호락하지가 않습니다. 국제사회가 선뜻 북한에 대규모 지원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도 아닌 것 같고, 홍수가 또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금년도는 물론 내년에는 더 심각한 식량부족상황이 벌어질 텐데, 이런 것이 북한을 더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국제곡물시장의 가격상승도 큰 문제입니다.

올해 말 국제곡물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 두달 전만 해도 1킬로그램에 3천원대 하던 장마당 쌀값도 지금은 5천원이 훌쩍 넘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가뭄과 폭염이 극성을 부리면서 국제 곡물작황이 큰 타격을 받은 것이 주요 이유입니다.

홍수로 인한 각종 전염병 등 북한주민들의 건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미국의 북한전문 인터넷매체인 엔케이뉴스(NK News)의 잔루카 스펫자(Gianluca Spezza) 공동 편집국장은 인분을 주요 거름으로 사용하고 있는 북한의 경우 홍수로 넘친 물이 거름과 섞이면서 오염돼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스펫자 국장: 식량 문제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건강도 크게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지만 홍수는 각종 질병발생의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스펫자 국장은 물과 관련된 자연재해가 북한지역에서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숲이 없는 벌거숭이 산과 황폐해진 토양은 물을 땅 속에 가두어 놓거나 정화시킬 힘을 잃은 지 오래입니다.

스펫자 국장: 북한의 토양은 이미 나빠질 대로 나빠져서 물을 거르는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형적으로 산악지역이 많다 보니 제대로 된 땅조차 없습니다. 자연재해에 있어 북한은 최악입니다.

열악한 지형조건과 이상기후, 그리고 북한당국의 무능력이 맞물린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북한주민들의 고통만 가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