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한국 대선 개입 의도와 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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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오는 12월 실시될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 노골적으로 개입하려고 한다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그 의도와 효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합니다.

한국 여당인 새누리당의 윤상현 의원은 1일 통일부 자료를 근거로 최근 북한이 한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려는 시도를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윤 의원은 북한의 선거 개입 시도는 그 수준이 5년 전 한국의 대통령 선거 당시보다 3배나 증가했다면서 북한은 선전선동 형식을 전환하고 무차별적인 소재를 활용해 대남 비난횟수를 급격히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일각에서는 최근 북한 어선이 잇달아 서해 북방한계선을 침범하는 등 북한이 도발 징후를 보이는 것은 한국군의 대비 태세를 시험하고 또 그 대응을 빌미로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북한의 움직임과 관련해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놨습니다.

일단 북한의 선거 개입 움직임과는 관계없이 한국의 차기 정부는 보수 성향이든 진보 성향이든 모두 북한과의 대화와 관계 개선을 향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은 의견을 함께 했습니다.

따라서 북한 당국이 북한에 비교적 우호적인 야당의 집권을 돕기 위해 서해 국지도발 등 군사적 도발에 나선다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미국 국방대학(NDU)의 제임스 프레스텁 박사는 현 시점에서 북한 당국은 도발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프레스텁 박사: 대통령 선거 전에 남북 간 긴장을 높이게 되면 오히려 북한이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북한이 도발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선거 개입 의도가 무엇이든 간에 도발이나 대남 비방을 통해서는 원하는 목적을 이루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북한의 대남 도발이나 비방 원인이 한국의 보수 진영, 특히 현재 여당의 실정에 있다고 여겨진다면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오히려 그 반대로 북한의 호전성이 강조되면 보수 여당 쪽이 더 유리해 질 수도 있기 때문이란 설명입니다.

그 밖에 한국 대통령 선거에 대한 영향력 행사와는 별도로 북한 당국은 북한과 일정한 거리를 두는 새 정부가 한국에 들어서길 선호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해외지도부 연구국장은 북한 당국, 특히 북한 군부나 보안기관 관련 인사들이 한국에 강경한 대북정책을 구사하는 차기 정부가 들어서길 선호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고스 국장: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북한 정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과도한 한국 정부의 개입(engagement)을 크게 우려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대남 강경책이나 도발 등으로 남북 간의 긴장을 유지해 한국의 차기 정부가 북한 정치에 개입할 수 없도록 만들길 원한다는 것입니다.

고스 국장은 북한이 도발을 통해 한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기보다는 선거 이후 한국에 들어선 새 정부와 북한의 관계 설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북한 당국이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