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만성적인 전력부족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 속에서 자가용 발전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전깃불 걱정에 찾는 이가 많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중국을 왕래하는 북한 주민들이 귀국하기 전에 가장 선호하는 물건 중 하나가 자가용 발전기라고 중국 현지인이 1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중국인은 "지난 태양절을 맞아 북한사람들이 적지 않게 귀국했는데, 그 중에는 자가용 발전기를 휴대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현재 평양의 만수대거리 아파트를 비롯한 중심구역에는 전기가 비교적 잘 공급되는데 반해, 중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정전 시간이 길기 때문에 웬만한 북한 간부들도 휘발유 발전기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전력난이 시작되던 1990년대 초반부터 가정에서는 자가용 전원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직류전원 12V 이상 나오는 자동차 배터리와 심지어 군수품인 탱크 배터리까지 빼돌려 가정집에서 전깃불 문제를 해결했지만, 냉동기와 세탁기 등 큰 전기제품을 돌리기 위해 동력용 휘발유 발전기에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최근 친척방문차 중국에 나온 한 평양 주민은 어떤 발전기를 선호하느냐는 질문에 "일본제 혼다 자가용 발전기가 제일 인기가 좋은데, 3키로 와트짜리 새것을 사자고 해도 미화 2천 달러를 줘야 하기 때문에 부담스럽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냉장고나 세탁기 등 가전제품을 많이 쓰는 집에서는 3키로 와트 이상 써야 한다면서 일본제 발전기는 소음이 작고, 휘발유 소비량도 적어 선호하지만, 가격이 비싸 중국제 자가용 발전기를 구매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 휘발유 발전기를 유지하는 데도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웬만한 경제력을 갖추지 않고서는 이용할 엄두를 못 냅니다.
이 평양주민은 "3키로 와트 발전기의 경우, 보통 휘발유소비량이 시간당 2리터 정도 되는데, 하루 저녁만 써도 미화 10달러는 거뜬히 쓴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북한에서 휘발유 1킬로그램(북한 휘발유 단위는 kg)은 약 1.3달러가량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 주민은 "평양 주민들은 희천발전소 전기가 평양시에 직송된다고 해서 믿었는데, 전기문제가 여전히 나빠서 자가용 발전기에 대한 수요가 식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더욱이 손전화마저 충전하기 어렵게 된 북한 주민들은 자가용 발전기가 있는 집에 찾아가 충전하는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때문에 해외여행을 하는 외교관 등 북한의 고위 간부들도 귀국할 때는 자가용 발전기를 가지고 들어간다고 중국 현지인들은 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