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보위부, 장마당에 가짜 중국 돈 유통?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11.05.11
MC: 화폐개혁 이후 한때 휴지조각으로 변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던 북한 화폐가 조금씩 안정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의 배후에 북한 당국의 음모가 있다는 의혹이 일면서 주민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지난 1월 중순 1:500 계선까지 치솟던 중국 인민폐 대 북한 돈 환율이 최근 들어 인민폐 1원에 북한 돈 350원으로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장마당들에서 환치기를 전문으로 하는 ‘돈 장사’꾼들이 큰 손해를 입게 되면서 중국 인민폐에 대한 수효(수요)가 뚝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이 처럼 중국인민폐에 대한 수효가 급락한 원인이 일부 환전꾼들과 장사꾼들속에 유통되고 있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위조지폐 때문이라고 합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양강도의 한 주민은 중국 돈 가치가 급속히 하락하는 원인에 대해 “가짜 중국 돈이 많이 유통되기 때문”이라며 “지난달에도 위연 장마당에서 두 차례나 가짜 중국 돈이 발견돼 난리가 일었다”고 전했습니다.

발견된 돈은 중국 인민폐 50원짜리와 10원짜리라는 것입니다.

그런가하면 4월 5일 경에도 혜산장마당에서 100원짜리 중국 위조지폐 수천 원을 받았던 돈 장사꾼이 보위사령부에 끌려가는 사건도 발생했다고 그는 증언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위조지폐가 거래되는 현장을 모두 보위사령부가 사전에 알고 덮친 데다 전문적인 돈 장사꾼들도 식별하지 못한 중국 위조지폐들을 그들이 밝혀냈다는 점입니다.

사건 발생 후 장사꾼들 속에서는 보위사령부가 일부러 가짜 중국 돈을 돌리고 현장을 덮치는 방법으로 단속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중국 인민폐에 대한 경계심이 부쩍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한편 함경북도 소식통도 “아직까지 회령에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청진 장마당에서는 중국 위조지폐가 여러 장 발견됐다”면서 “컴퓨터로 만든 어설픈 가짜 돈부터 아주 정교하게 위조해 눈으로는 식별이 안 되는 지폐도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컴퓨터를 이용한 위조지폐나 위조 상표는 대부분 평성시와 남포시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며 시력이나 감각이 무딘 늙은이들을 상대로 한두 장씩 거래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젊은 사람들의 눈으로도 식별이 안 될 정도로 정교한 가짜 돈이 돌아다니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일반 주민은 그러한 돈을 만들 수 있는 재질의 종이나 인쇄잉크 자체를 구입할 수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가짜 중국 돈의 유통으로 인민폐의 가치가 급속히 하락하면서 북한 돈이 장마당에서 자리를 잡기 시작하는 반면 중국인민폐를 많이 보유하고 있던 환전꾼들이나 돈 많은 주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전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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