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중국 불법어선 단속 어민에 맡겨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14.10.24

앵커: 북한 당국이 중국 어선들의 불법적인 영해 침입을 막기 위해 바다에 나가는 어민들에게 애국심을 강조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해안경비대의 직접적인 단속은 피하면서 어민들을 동원해 중국어선과의 물리적인 충돌을 부추기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낙지(오징어) 잡이가 한창이던 9월 하순경에 북한 함경북도 청진 앞바다에서 북·중 양측 어선들이 격렬하게 충돌하는 사건이 있었다고 복수의 함경북도 소식통들이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주장은 9월 27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이 “중국 어선들을 몰아내는데 동원됐던 친구가 심하게 다쳐 병원에 입원했다”고 이야기하면서 처음 제기됐습니다. 당시 소식통은 자신의 친구가 불법적으로 우리 영해를 침입한 중국 어선을 제지하기위해 중국 배에 오르려다가 바다에 떨어지면서 사고를 당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북한 경비정들이 양측 어선의 충돌을 막지 않고 보고만 있었나?”는 질문에 소식통은 “우리 해안경비정은 우리 측 어선들에 중국 어선들의 침범위치만 알려주고 멀리 피해 있었다”고 답했습니다.

“중국 선원들이 폭력을 사용하거나 저항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소식통은 “애초 불법조업에 나선 중국 어민들은 우리 어민들하고 맞서려 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만약 맞서겠다고 나올 경우, 우리 어민들의 무자비한 폭력으로 그들은 죽음까지도 각오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23일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올해 7월 초 간부강연회에서 비공개로 전달했던 중앙의 지시를 최근 각 수산사업소들에서 어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이야기했습니다.

지시문의 내용은 ‘우리의 신성한 영해를 지킬 의무는 바다에 나가있는 우리인민들 누구에게나 있다’는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북한당국이 영해를 침범해 불법조업에 나선 중국 어선들을 단속하는데 해안경비대가 나서지 않고 어민들의 손에 맡기고 있다는 추론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올해 7월 중순 경, 어랑 앞바다에서 양국 어민들 사이에 한차례 큰 충돌이 발생한 후 중국 어선들의 영해 침입이 한동안 뜸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가을철 들어 우리 어민들이 바다에 많이 못나가는 틈을 타 중국 어선들의 불법적인 영해침입이 다시 늘고 있다며 9월 22일에 있었던 충돌로 중국 어민 여러 명이 사망했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또 최근에는 중국 어선들과 맞서기 위해 바다에 나가는 어민들이 예전보다 훨씬 위험한 흉기들을 미리 준비해 가지고 떠난다”고 전해 중국 어선들의 불법적인 영해침입을 저지하기 위한 북한 어민들의 대응이 매우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시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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