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나선홍수 인명피해 수백 명 달해”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5.10.28
rason_flood_apt_b 폭우를 동반한 태풍 '고니'가 할퀴고 간 함경북도 나선시의 홍수 피해 영상.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지난 8월 태풍 ‘고니’가 북한 나선지방을 강타할 당시 북한의 공식보도와 달리 인명피해가 훨씬 더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보안당국이 수감자들을 방치해 감옥에서도 피해가 컸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태풍 15호 ‘고니’가 나선지방을 강타한 것은 지난 8월 22일.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선봉지구를 덮쳐 적지 않은 인명피해와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지만, 북한의 보도와 달리 실제 피해규모는 이보다 훨씬 더 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매체가 인명피해를 40명이라고 밝혔지만, 국제구호단체 관계자들과 대북 사업가들은 사망자가 적어도 수백 명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북사업가는 “선봉지구에 물난리가 났을 때 인민보안서에 갇혀있던 죄수 수백 명이 물에 잠겨 죽었다는 말을 중국 사업가로부터 들었다”고 2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그는 “장맛비로 불이 불어나기 시작하자, 인민보안당국이 수감자들을 방치한 채 달아났다”면서 “감옥이 홍수에 잠겨 피해는 상당히 컸다”고 언급했습니다.

선봉지구에는 인민보안서가 관할하는 수감시설이 있는데, 거기에 성매매와 절도 혐의로 붙잡힌 생계형 죄수들이 적지 않게 갇혀있었다는 게 소식통의 주장입니다.

그는 “북한 보안당국이 화재, 홍수 등 재난이 발생해도 감옥 문을 열고 수감자들을 풀어줄 리 만무하다”면서 “범죄자를 놔주면 사회치안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그냥 방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위성사진 분석전문가인 커티스 멜빈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한미연구소 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나선시에 적어도 두 개의 공안기관, 즉 보위부와 인민보안부가 있지만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대북소식통은 “선봉 읍으로 들어가는 도로가 참혹하게 파괴되어 지난 9월 김정은이 선봉지구 홍수피해 복구현장을 찾았을 때도 동해바다로 배를 타고 들어가 보고 다시 배로 돌아갔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홍수로 살림집 1천70여동이 파괴되고 5천여세대가 파손되었다고 보도했지만, 한 달 새에 1천800여세대의 주택을 부리나케 지어 ‘김정은 선물’로 주민들에게 공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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