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로 외화 ‘가뭄’ 북한, 최초 평양유람선 맥주축제 연다

워싱턴-권도현 인턴기자 gwond@rfa.org
2016.07.22
river_tourship_b 북한 대동강의 종합봉사선 '무지개'호의 내부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이 오는 8월 15일 이른바 조국해방의 날을 맞아 평양 대동강에서 처음으로 유람선 맥주 축제행사를 가질 것이라고 밝히며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섰습니다. 권도현 인턴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국영여행사인 조선국제여행사(KITC)는 올해 8월 15일부터 9월 9일까지 약 한 달간 평양에서 ‘제 1회 대동강 유람선 맥주 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에 있는 북한 전문 여행사 ‘영 파이오니어 투어스(Young Pioneer Tours)’가 14일 자체 인터넷에 게시한 홍보물에 따르면, 조선국제여행사가 주관하는 이번 축제는 평양의 중심지인 대동강에 정박되어 있는 대형유람선 ‘무지개호’에서 북한의 대표 맥주인 ‘대동강 맥주’를 즐기는 행사입니다.

2015년 10월부터 종합봉사용 유람선으로 영업을 시작한 대동강 무지개호는 전통민족요리식당, 연회장, 상점 등을 갖추고 있으며 최대 1천 200여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4층짜리 대형유람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어 영 파이오니어 투어스는 대동강 맥주를 북한 최고의 맥주라고 소개하고 유람선 축제에서는 대동강 맥주1번부터 7번까지 모든 종류를 맛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여행사는 축제 개회식이 북한 최대 국경일 중 하나인 이른바 조국해방의 날 오후 7시에 대동강에서 있을 예정이며 현장에는 예술 전시회와 연설 등 다양한 볼거리들이 준비되어 있다고 홍보했습니다.

또 여행사는 이 행사 기간 평양을 방문할 경우 백두산을 관광할 수 있는 특별 여행일정이 준비되어 있다며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렸습니다.

축제기간 동안 7일 간의 일정으로 구성된 백두산 관광여행 상품은 왕복비행 기준 약 1,500유로이며, 조국해방의 날 당일에는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불꽃놀이를 감상한 후 사교모임연회장인 대동강 외교클럽으로 이동하는 일정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 국제관계대학원 한미연구소(U.S.-Korea Institute) 김연호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행사가 외화수입을 위한 북한의 필사적 노력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최근 중국 단둥시에서 매년 개최되어왔던 북중 간 최대 규모 박람회마저 돌연 취소되어 북한당국이 외화벌이에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되자 외화수입을 위한 새로운 방법으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애쓰고 있다는 겁니다.

김연호 연구위원: 북한이 다른 외화소득원을 찾고 있는 것 같은데, 노동력 해외송출 문제는 그 역시 대북제재의 일환으로 국제사회의 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가 북한으로서는 수월한 방편이 되겠죠.

실제로 8월 15일부터 시작되는 이번 대동강 축제는 중국의 북한 전문 여행사 영 파이오니어 투어스를 통해 행사 한 달 밖에 남지 않은 7월 14일, 처음 공개되었습니다.

올해 6월까지만 하더라도 북한은 행사 시작일인 조국해방의 날을 전후로 평양 또는 개성에서 남북 양국과 더불어 해외 주요 인사들과 함께 ‘민족대화합’ 행사를 개최하자고 국제사회에 제안했었습니다.

‘민족대화합’ 행사가 뜻대로 진행되지 않고 국제사회의 제재 압박으로 외화벌이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북한당국이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마련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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