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장마당에 ‘상감 세트’ 등장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14.02.04

앵커: 음력설을 맞은 북한의 장마당들에 조상들의 제사상을 차릴 ‘상감(상차림) 세트’가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금까지는 중국에서 ‘상감 세트’가 들어왔는데 이젠 북한당국이 직접 만들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조선룡성무역회사’와 ‘은하무역회사’가 만든 ‘상감 차림세트’가 음력설을 맞으며 장마당들에 등장했다고 여러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값도 저렴한데다 중국에서 나오는 ‘상감 세트’와 비교해도 전혀 짝 질 게 없다”고 소식통들은 얘기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자강도의 소식통은 “음력설을 맞으며 장마당에 국산 ‘상감 세트’가 새로 등장했다”며 “상표는 ‘눈송이’와 ‘별천지’로 두 가지인데 내용물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눈송이 ‘상감 세트’의 경우 ‘조선룡성무역회사’라는 이름이 찍혀있고 ‘별천지’에는 ‘은하무역회사’의 이름이 적혀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중국 인민폐 40원(위안)을 부르는 ‘상감 세트’에는 사과 3알, 배 3알, 수박 3쪽, ‘삼향술’ 1병, 절인 청어 3마리와 사탕, 과자가 각각 500그램, 입쌀 2kg이 들어 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한 세트에 50원을 부르는 중국산 ‘상감 세트’보다 값도 눅은(싼)데다 절인 청어 3마리가 더 들어 있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함경북도의 소식통도 이러한 실태를 전하면서 “가격은 최하 중국인민폐 40원부터 120원까지 각이하다”며 “기본이 인민폐 40원인데 그 속에 바나나, 돼지고기, 식용유와 같은 것들을 추가하면 값이 점점 오른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인민폐로 120원을 부르는 상감 세트에는 고춧가루 300그램과 맛내기(미원) 한 봉지, 찹쌀과 밀가루가 각각 3kg씩 더 들어 있다고 그는 얘기했습니다. 이는 중국산으로 인민폐 150원을 부르는 ‘상감 세트’와 맞먹는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감세트들을 북한당국이 만들었다는 사실에 의문을 품는 소식통들도 있습니다.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국산이라는 ‘상감 세트’가 정말 무역회사나 공장에서 만든 것이라면 왜 백화점과 ‘수매상점’에서 팔지 않겠냐”며 “국산으로 포장된 ‘상감세트’는 평성에서 개인들이 만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양강도의 소식통도 “국산이라면 대량으로 나오겠는데 장마당에서도 쉽게 찾아보기는 어려웠다”며 “내용물은 중국산과 별반 차이가 없지만 포장은 허술하기 그지없어 비싼 공장제라고 하기엔 너무 유치해 보였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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