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가뭄 심해 파종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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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밭갈이가 한창인 북한에 극심한 가뭄과 주야간의 큰 온도차로 당장 씨붙임(파종)도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늘만 바라보고 있는 농민들은 올해 농사에 대한 걱정으로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간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지금 상태로 계속 가다간 농작물이 아니라 사람도 말라 죽을 것 같다” 19일 자유아시아방송과 연계를 가진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북한에서 계속되는 가뭄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국경연선에 위치한 함경북도 연사군과 무산군, 회령시 일대는 3월말 경에 보슬비가 약간 내린 것이 전부라며 가끔씩 하늘에 구름이 많고 우레가 칠 때도 있지만 비는 몇 방울 정도 내리다 만다고 소식통은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함경북도는 4월 12일 경부터 시작된 밭갈이가 이제 막바지에 이르렀고 5월 1일부터는 씨붙임을 시작해야 하는데 땅이 너무 말라 농작물이 제대로 싹이나 틀 수 있겠는지 큰 걱정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얼마 전 함경남도의 친척집을 다녀왔다는 양강도의 한 소식통도 “길주이남 지역은 가뭄이 너무 심해 밀, 보리가 노랗게 말라죽어가고 있다”며 “당장 큰 비가 내리지 않으면 올해 농사를 다 망치게 될 것”이라고 2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함경남도 내 협동농장들은 가뭄이 너무 심해 아직 강냉이를 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길주이남지역에 비하면 양강도는 그동안 소나기가 몇 번 내린 덕에 “그래도 괜찮은 편”이라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한편 소식통들은 극심한 가뭄 못지않게 주야간의 큰 온도차도 전반적인 농사형편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21일 연락이 닿은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계속되는 가뭄과 낮밤의 큰 온도차로 개인들이 심은 올(조생종) 강냉이의 잎들이 모두 벌레 먹은 것처럼 부디(꼬부려)져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번 부디진 강냉이는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이런 상황을 전한 소식통들은 “올해 경제의 ‘주 타격방향’을 농업이라고 하는데 농사는 오로지 하늘이 해주기에 달린 것 아니냐”고 탄식하며 “올해 농사를 망칠까 걱정하는 농민들의 한숨이 벌써부터 깊어가고 있다”고 암담한 북한의 농사형편을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