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구제역 5월까지 지속땐 농사 악영향"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11.02.15
cow_wagon-305.jpg 북한에 구제역이 퍼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평양 시내를 달구지가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MC: 북한에서는 농사에 트랙터 즉 뜨락또르 보다 소를 많이 활용하기 때문에 모내기 철 이전에 구제역을 차단해야 가을 추곡 생산의 대량 감소를 막을 수 있다고 한국의 농업전문가가 지적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부원장은 최근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에 농토를 경작하거나 수곡한 곡물을 나르는 데 경운기 대신 소에 의존하는 북한에서는 구제역이 식량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권 부원장은 15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농기계가 부족해 소를 경작용 역축 즉 부림짐승으로 사용하는 북한에서 구제역이 확산되면 농작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식량난이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권 부원장:
북한사육 소의 두수가 50만 ~60만 마리 정도되는데 이 중 2/3가 역축으로 사용됩니다. 농기계가 부족한 상황에서 특히 5월 농사철 경운할 때가 되면 소가 굉장히 중요한 도구로 사용되기 때문에 땅을 갈지 못하면 모내기 등 영농 작업이 지연됩니다.

권 부원장은 소가 구제역에 감염되면 사육두수가 줄어드는 문제도 있지만 구제역이 확산되지 못하도록 소의 활동을 제한해야 하는데 농기계가 부족한 북한에서 소가 일을 하지 못하면 농사에 큰 지장이 생긴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경운시기인 4월 말까지 구제역을 차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 부원장은 강조했습니다.

권 부원장:
지금 북한 농지의 절반은 트랙터로 경작하고 나머지는 소가 쟁기를 가지고 경작한다고 볼 수 있는데요. 북한내 땅의 절반 정도에서 제대로 농사를 못짓는다면 상당한 영향을 주죠. 트랙터로 나중에 하더라도 적절한 시기에 영농을 하지 못하면 많은 피해가 발생하죠.

권 부원장은 구제역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감염된 가축의 이동을 차단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가축끼리만이 아니라 사람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가축을 사육하는 곳에 다녀오면, 손발을 깨끗이 씻고 옷을 갈아 입는 등 최대한 위생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구제역 확산을 막는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권 부원장은 따라서 북한이 식량농업기구 등 국제기구로부터 소독 약품이나 방제도구, 전문 방역 인력을 지원받아 늦어도 4월 말에서 5월까지는 완전히 구제역을 차단해야 가을 곡물수확의 손실이 없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0일 북한 전역에 구제역이 발생해 소와 돼지 1만여 마리가 감염돼 국가수의비상방역위원회를 조직했으며 전국에 '비상방역'이 선포됐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