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인민군대가 평양-개성 고속도로를 비롯한 전국의 도로 주변에 주유소, 즉 원유판매소들을 차려놓고 기름을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한 대북 소식통은 "평양과 원산, 개성을 잇는 고속도로 옆에 원유판매소들이 많이 생겨났다"면서 "고속도로는 물론 평양-신의주간 일반 국도 옆에도 원유판매소들이 줄줄이 들어섰다"고 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그는 "2000년대처럼 도람(드럼통)으로 휘발유를 팔던 사람들은 거의 사라졌다"면서 "과거에도 군대들이 기름을 빼내 장사꾼에게 넘겨주고 돈을 벌긴 했지만, 이제는 자기네가 직접 주유소를 차리고 팔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당국의 비호 하에 군대가 주유소 사업권을 틀어쥐고 안정적인 수입을 챙기고 있다는 겁니다.
군부가 운영하는 주유소로는 부흥 원유판매소, 삼흥 원유판매소, 강성 원유판매소 등으로, 판매소 앞에 붙은 이름은 인민군 소속 외화벌이 회사이름과 같습니다.
한국의 GS칼텍스나, 현대오일과 같은 대형 주유소들처럼 북한군부가 전국에 체인점, 즉 연결망을 형성했다는 지적입니다.
그는 "현재 러시아에서 값 싼 기름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그래서 휘발유 값이 많이 떨어졌다"고 반응했습니다.
소식통은 "현재 휘발유 가격은 평양에서 kg당 0.7달러이고, 신의주에서는 0.85달러에 거래된다"면서 "이는 작년 이맘때 팔리던 중국산에 비해 30%나 눅은 가격"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주유소에는 또 자동측정 계기도 도입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운전수가 기름을 요구해서 주유소 봉사원들이 숫자를 입력시키면 액정화면에 가격이 자동으로 뜬다"면서 "군대들이 현대적인 주유시설을 도입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군부 산하 외화벌이 회사들은 목이 좋은 장소마다 주유소를 설치하고 전국적인 판매망을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얼마 전 남포에서 중국으로 나온 또 다른 주민도 "아침이면 대형 유조차들이 돌면서 각 주유소에 기름을 보충해주고, 그러면 주유소들은 하루 종일 그걸 판다"면서 "10년 전 만해도 장거리 다니자면 휘발유 도람통을 싣고 다녀야 했는데,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교통량이 적은 산간지역 도로나 비포장 도로 옆에는 주유소가 없어 그곳으로 운행하는 차들은 기름통을 따로 싣고 다녀야 한다고 그는 현지 상황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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