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맹추위 속 축산용 ‘인공풀판’ 바람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3-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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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강원도 세포등판 일대에 수만 명의 인력을 투입하여 대규모 풀판을 만들고 있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발기로 건설되는 이 목장의 성공여부가 주목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1월 중순, 북한은 강원도 세포군과 이천군, 평강군 일대에 대규모 인공풀판을 조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른바 ‘세포등판 개간’으로 불리는 이곳으로 수만 명의 민간인 돌격대들과 북한군인들이 동원됐다고 북한 매체들이 연일 보도하고 있습니다.

북한 중앙TV: 지금 10cm 이상 얼었기 때문에 매우 불리한 구간입니다. 이런 조건에서 어떻게 하겠는가 하다가 해머 지렛대를 가지고 조금씩 까고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세포등판 개간에 동원된 군인들과 돌격대원들은 영하 10도 이하의 맹추위속에서도 언 땅을 까내고 흙깔이를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북한 내부 주민들도 ‘당국이 이제 조금 있으면 인민들이 우유와 빠다(버터)를 먹을 수 있는 날이 곧 온다면서 세포등판 개간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그곳 분위기를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알려왔습니다.

황해도 지방에서 나온 이 주민은 “각 도별로 1년 기간으로 돌격대를 조직해 인공풀판 조성에 동원시키고 있다”면서 “공장 기업소, 인민반에서는 장갑과 곡괭이, 삽 등 지원 물자를 매일 걷어가고 있다”고 말해 주민들의 부담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강원도 세포등판 개간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직접 발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년간 스위스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는 김정은 제1비서가 스위스의 선진 목축업을 모방해 대규모 국영 축산농장을 계획했다는 분석입니다.

농경지보다 산림이 많은 알프스 산맥처럼 북한 강원도의 고산 지방에도 인공풀판을 만들고, 염소와 소를 길러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시켜 보겠다는 김 제1비서의 의도가 깔려있다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강원도 세포등판 개간은 구체적인 준비가 없이 순수 인력만 투입되는 것으로, 성공할지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황해북도 지방의 주민은 “인민들에게는 당장 강냉이 심을 땅이 필요하다”면서 “지금 풀판을 만드는 자리도 작년까지 강냉이를 심던 농경지였다”고 말했습니다.

또 가축을 키우자면 종자와 사료, 종합적인 방역체계도 갖춰야 하는데, 요즘 북한 축산반에는 짐승의 설사방지약도 제대로 없는 형편이라는 것입니다.

특히 이 주민은 “지금 목장이 건설되는 곳은 1군단, 5군단 군대가 수십만 명이나 집결된 곳”이라면서 “군대들의 성화에 과연 가축이 무사하겠는지 걱정스럽다”고 우려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1998년 스위스의 목축업을 본 따 “전국에 염소 떼가 흐르게 하라”며 인공풀판을 조성하게 했지만, 인민군대의 습격으로 염소 개체수가 나날이 줄어들고 방역체계가 허술해 몇 년 뒤에는 흐지부지 된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