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산세관 폐쇄로 양강도 식량난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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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중순, 양강도 방문을 기점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언론보도에서 사라지면서 내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양강도 주민들도 김정일의 행방을 놓고 여간 속을 태우는게 아니라고 합니다.

무슨 사연인지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0일 남한 당국의 ‘천안함 조사결과’가 발표된 이후 김정일의 현지시찰 소식이 북한 언론에서 사라졌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배가 넘는 현지시찰을 이어가며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텔레비전에 거의 매일이다시피 등장하던데 비해 매우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남한과 외국의 언론에 등장하고 있지만 아직도 김정일의 행방은 오리무중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김정일의 행방이 북한 양강도 혜산시 주민들 속에서도 최대의 화두로 떠올랐다고 합니다.

5월 30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통화한 양강도 혜산시 주민 김모씨는 “지난 5월 10일부터 혜산세관이 닫히면서 중국과의 거래가 모두 중단되었다”며 “세관이 열리지 않으면서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사람들이 많다”고 전해왔습니다.

혜산백화점에서 중국 상품도매업을 하고 있다는 김씨는 전화통화에서 “김정일의 양강도 방문 때문에 일시적으로 혜산세관을 폐쇄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무슨 일인지 1호행사가 끝난 후에도 세관이 열리지 않고 있다”며 “6월 초부터 세관이 열린다는 소문이 돌고 있으나 정확히 언제부터 열리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김씨는 “나도 받아놓은 물건들이 바닥이 났는데 세관 문이 열리지 않아 속을 태운다”며 “평양 1백화점에 나갈 물건들도 들어오지 못해 거래대방들이 열흘째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다른 양강도 주민 이모씨도 “지금 사람들이 김정일이 양강도에 있냐, 없냐를 놓고 말들이 많다”며 “1호행사가 끝난 것으로 알려졌는데 아직까지 세관이 열리지 않으면서 김정일이 지금도 삼지연에 머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소문도 돌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전화로 연결된 이씨는 김정일의 전용역인 “왕덕역 쪽에서 호위총국 행사차들을 보았다는 사람들이 있다”며 “김정일이 평양에 갔다면 지금까지 행사차들이 다닐 리 있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는 또 “5월 중순에 92원대까지 떨어졌던 중국인민폐도 지금 109원까지 올랐다”며 “중국 돈값이 오르면서 쌀값도 오르고 있어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혜산세관이 열리지 않으면서 급해난 것은 주민들뿐이 아닙니다.

혜산광업대학에 다니는 조모씨에 의하면 “세관이 막히면서 혜산광산 동정광과 (김정숙군) 룡암광산의 몰리브덴 광석의 판로가 막혀 식량이 들어오지 않으면서 혜산시 건설과 백암군 건설에도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다”며 “돌격대원들에게 배급을 주지 못해 혜화동 8호아파트 건설과 연풍 6동 아파트 건설이 중단되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백암군 건설도 식량이 없어 공장마다 몇 명씩 인원을 뽑아 선발대로 보내는 형편”이라며 “세관이 열려 광물을 수출하고 식량을 들여와야 양강도 지구 건설이 시작될 수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러나 조씨는 “사람들이 김정일이 아직 삼지연군에 있다고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이미 평양에 들어갔다고도 말한다”면서 “혜산세관이 열리지 못하는 원인도 중국쪽에서 세관검열이 붙었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돌고있다”고 말해 양강도 주민들이 김정일의 행방을 놓고 엇갈린 추측을 하고 있음을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