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꽃제비 활용한 가내공업 금지

중국-김준호 xallsl@rfa.org
2016.07.13
candy_nk_b 북한의 가내수공업자들이 제조해 장마당에 내놓은 당과류.
RFA PHOTO/ 김준호

앵커: 북한당국이 꽃제비 등 주거가 일정치 않은 주민들을 고용해 소규모 가내공업을 운영하는 주민들을 단속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주민들 중 상당수는 집안에 간단한 설비를 마련하고 가내공업 형태로 당과류나 의류 등을 만들어 장마당에 내다 팔아 생활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가내공장 주인들이 오갈 데 없는 꽃제비들을 데려다 숙식을 제공하고 약간의 용돈을 주면서 일을 시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같은 형태의 가내공장들이 점점 늘어나자 북한당국이 꽃제비를 고용한 가내공장 업주들에 대한 단속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최근 중국에 나온 평안북도 주민은 이 같은 내용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하면서 “나라가 꽃제비들의 생존권을 해결해주지 못하면서 그들이 스스로 찾아낸 생존수단에 대해 훼방을 놓고 있다”고 (북한)당국을 비난했습니다.

오갈 데 없는 꽃제비들은 먹고사는 문제와 약간의 생활비까지 벌 수 있어 좋고 가내 공업을 하는 주민들은 값싼 노동력으로 제품 원가를 낮출 수 있어 좋은 일인데 국가가 이에 대해 심술을 부리고 있다는 겁니다.

소식통은 “당국은 이런 업주들을 단속하는 것이 ‘노동력을 착취하는 자본주의 행태’이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이게 전부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당국의 논리대로라면 해외에 노동자를 파견하여 외화벌이를 하고 나진의 외국기업에 노동자를 파견하는 것도 국가가 행하는 자본주의 방식의 노동력 착취 아닌가 따져 묻고 싶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가내공업을 하는 주민들은 당국의 조치에 토를 달았다간 어떻게 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단속반에 뇌물을 고여가면서 공장을 꾸려 가지만 고충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주민 소식통은 “당국이 꽃제비를 고용한 가내공장들을 단속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장마당에서 국영공장 제품 판매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을 막기 위한 속내가 숨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장마당에서 돌고 있는 당과류의 절반 이상이 개인들이 만든 것이고 이들 제품이 국영 식품공장 제품보다 가격도 눅고 질량(품질)도 우수하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학생들의 교복을 비롯한 각종 의류도 개인이 집안에서 재봉틀 몇 대로 만든 것이 더 눅으면서 품질도 더 좋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이 꽃제비 노동력을 이용하는 가내공업을 단속하고 있지만 질 좋고 싼 제품을 내놓는 이들 업체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국가가 앞장서서 사법기관 단속원들의 뇌물 받아먹을 핑계를 하나 더 마련해 준 꼴이 되었다”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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