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훙샹 그룹 대북 투자금 증발될 듯”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6.09.29
hong_xiang_expo_b 북한의 핵 프로그램 개발 관련 물자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는 중국 랴오닝 훙샹그룹이 2015년 5월 평양 봄철 국제상품박람회와 같은해 10월 단둥 조중상품전람 교역회에 참석했다. 사진은 훙샹그룹의 부스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과의 불법 거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중국 훙샹 그룹이 북한 내 이권사업에도 적지 않게 투자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훙샹의 재기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투자금을 모두 날릴 위험에 처했다고 소식통이 전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과 각종 이권사업을 통해 몸집을 키워온 훙샹 그룹이 대북 투자금을 날릴 위험에 처했다고 중국의 대북 무역업자들이 말했습니다.

중국 요녕성의 무역업자는 “훙샹이 중앙 검찰기관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는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다시 살아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무역업계는 본다”면서 “마샤오홍 회장이 북한에 좋은 일만 해줬다는 허탈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2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 무역업자는 “훙샹 그룹이 북한의 광물, 부동산, 어업분야에 적지 않게 투자했다”며 “조만간 피해 사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훙샹 그룹 계열사인 훙샹실업발전은 2014년경 북한 군부 무역회사인 성산경제무역연합회사가 제안한 평안북도 신도 양식장 합자운영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훙샹과 북한이 공동 투자해 단동에서 운영하는 류경식당은 아직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훙샹이 거꾸러져도 북한이 공동 투자자이기 때문에 영업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훙샹 그룹 마 회장이 북중 중계무역뿐 아니라 북한 내부의 이권사업에도 적지 않게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금 회수여부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는 분위기입니다.

중국 지역 매체에 따르면 훙샹 그룹은 평양에 광물합자 기업을 설립했고, 한미 안보 연구기관이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훙샹은 유엔 제재대상인 조선민족보험 총회사와 합작으로 ‘랴오닝 홍바오 실업발전유한공사’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대북 무역사업에 관여했다는 중국인은 “북한 내부에서의 합자운영은 중국이 먼저 돈과 기술을 투자하고, 북한은 부지와 인력을 대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사업이 시작되는 순간 중국에서 설비와 자재, 차량, 현금 등이 북한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또 다른 중국 매체에 따르면 2011-2015년 사이 훙샹그룹은 북한과 미화 5억 3천만 달러어치의 무역거래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무역업자는 “훙샹 그룹이 중앙의 조사를 받기 때문에 다시 재기할 가능성은 작다”며 “북한이 2002년에 신의주 행정장관으로 임명했던 양빈도 중앙의 조사를 받고 떨어져 나갔다”고 말해 중앙정부 개입의 위험성을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에 투자했던 훙샹 그룹의 투자금도 고스란히 ‘주인 없는 돈’으로 증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현지 업계의 반응입니다.

훙샹그룹은 장성택 처형이전에 북한에 투자했던 미화 3천만 달러도 날린 적이 있습니다.

2012년에도 중국 료녕성 시양그룹이 북한 광산에 4천만달러를 투자했다가 쫓겨난 사례가 있는 등 대북투자 기업들의 피해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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