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개성공단내 남한 차량 무단 사용 움직임”

워싱턴-이경하 rheek@rfa.org
2017.05.25
kaesong_truck1_b 개성공단 내 ‘만남의 다리’ 인근 도로에서 남한측 소유로 추정되는 대형차량(빨간색 원)이 북쪽으로 운행하고 있다.
사진출처: 구글어스

앵커: 지난해 2월 폐쇄된 개성공단에서 남한측 소유로 추정되는 대형차량을 북한이 무단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보이는 움직임이 포착됐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개성공단이 폐쇄된 지 10개월 후인 지난해 12월 개성공단 내 ‘만남의 다리’ 인근 도로에서 남한측 소유로 추정되는 대형차량이 운행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사진1 참고)

개성공단 북한 측 검문소(오른쪽 빨간원) 밖 북한 지역에서 공단 내에서 발견된 대형차량과 동일한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 두 대(왼쪽 빨간원)가 포착됐다.
개성공단 북한 측 검문소(오른쪽 빨간원) 밖 북한 지역에서 공단 내에서 발견된 대형차량과 동일한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 두 대(왼쪽 빨간원)가 포착됐다.
사진출처: 구글어스

또한 이 대형차량과 동일하게 생긴 차량 두 대가 개성공단 내 북한 측 검문소 밖 북한 지역에서도 발견됐습니다. (사진 2참고)

이 장면은 미국의 민간 위성업체인 ‘디지털 글로브’사가 지난해 12월9일 촬영해, 무료 위성사진 서비스인 ‘구글 어스’에서 최근 공개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1월 북한의4차 핵실험과 2월 ‘광명성 4호’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따라 지난해 2월 10일 대북 독자 제재 차원에서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시켰습니다. 이에 북한도 공단을 폐쇄하고 한국측 인원을 전원 추방했습니다.

그런데 남한측 인원이 한 명도 없는 개성공단 내에서 대형차량 한 대가 도로에서 운행 중이고, 동일하게 생긴 대형차량이 개성공단 밖 검문소 인근 북한 지역에서도 발견된 것은 처음입니다.

이에 따라 북한 당국이 남한측 대형차량을 무단으로 이용해서 개성공단 내 남한측 자산을 북한 정부 주도하에 반출하고 있는 게 아닌지 의문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장면이 포착된 12월은 북한이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전기밥솥 등 일부 제품을 빼돌려 중국에 판매를 시도한 시기와도 일치합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포착한 이 사진과 관련 미국 스탠포드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CISAS)의 닉 한센 객원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측이 남한측 차량을 유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습니다.

한센 연구원에 따르면 개성공단 내에서 발견된 대형 차량은 흰색이고 길이가 11미터로, 개성공단 북한측 검문소 밖 북한에서 발견된 차량 두 대와 색깔과 길이가 동일했습니다.

개성공단 내에서 운행된 것으로 추정되는 일반적인 윙바디 트럭의 모습.
개성공단 내에서 운행된 것으로 추정되는 일반적인 윙바디 트럭의 모습.
사진출처: 한국 안전보건공단

실제 한국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화물적재함 문이 옆으로 달려있는 22톤에서 25톤 윙바디 트럭(사진3 참고)의 평균 길이는 약 10미터로 위성사진에서 발견된 차량과 제원이 유사합니다.

그러면서 한센 연구원은 공단 내에 차량과 개성공단 밖에 있는 차량은 동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습니다.

개성공단 내에서 운행되고 있는 대형 차량과 동일한 것으로 추정되는 주차 차량들.
개성공단 내에서 운행되고 있는 대형 차량과 동일한 것으로 추정되는 주차 차량들.
사진출처: 구글어스

또한 그는 이 차량들이 개성공단내 주차장에 있는 일부 차량과도 동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사진4 참고)

아울러 한센 연구원은 폐쇄된 개성공단 내에서 대형차량이 움직임을 보인 것은 확실하며 공단 내에 당연히 남한측 인원이 없기 때문에 북한측이 차량을 운행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와 관련 한국 통일부 관계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해당 날짜에 차량 이동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상황을 확인할 수 없으나 그동안 일부 차량의 이동 동향이 포착된 바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공단 잔류 차량은 모두 한국측 소유로, 북한의 차량 무단 사용은 한국 기업 등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명백한 불법행위이므로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습니다.

또한 “한국 정부는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한국민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한국의 개성공단기업협회와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은 자유아시아방송의 사실 확인 요청을 했지만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한국 유엔대표부는 개성공단 재개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에 위반되는지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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