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러시아에 블라디보스톡에 나와 있는 북한 노동자들은 현지에서 '노예'로 불리고 있습니다. 영국의 BBC 방송이 북한 건설노동자의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블라디보스톡에서 김성훈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BBC 방송은 북한 노동자들이 한창 작업 중인 블라디보스톡의 한 건설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이 방송은 현재 러시아에선 건설업이 호황을 맞아 여기저기 아시안 건설 노동자들을 목격할 수 있었는데 대부분 북한에서 온 노동자였다고 지난 15일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은 건설 현장 인근에 단체로 수용되어 열악한 환경에서 거주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북한 노동자는 자신들이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당국의 지시에 따라 러시아로 보내져서 일하다 다시 북한으로 돌아갈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노동에 대한 임금은 어느 정도냐는 질문에는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북한 노동자: 아무도 모릅니다. 임금을 우리에게 직접 주지 않습니다.
최근 러시아 극동 연해주 지역에 북한 노동자들이 대규모로 유입되는 것은 러시아 극동 주정부가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기 위해 저임금에도 비교적 성실한 북한 노동자들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김정은 정권 또한 오랜 경제난으로 외화벌이가 절실한 상황에서 서로의 이익이 맞아 떨어져 이루어진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 북한 노동자들의 인권은 이미 실종된 지 오래이고, 이 때문에 이들은 ‘북한에서 온 노예’라고 불린다는 게 이 방송의 지적입니다.
건설현장에서 만난 러시아인은 “빠른 성과를 원해 저임금의 북한 노동자들이 필요할 뿐”이라며 “그들의 불쌍한 모습을 보지 않으려 애쓴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러시아의 알렉세이 울류카예프 경제개발부 장관은 인권문제를 야기하는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 파견과 관련해, 북한과 국제사회와의 단절은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