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이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굶주리는 인구가 증가하는 나라로 꼽혔으며, 그 이유는 경제 정책의 실패와 곡물 생산의 저조로 인한 만성적 식량난 때문이라고 미국의 민간 식량연구소가 11일 발표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워싱턴의 세계식량정책연구소(IFPRI)는 북한의 식량사정을 심각하다고 평가하면서 북한정권은 주민의 식생활 개선을 위한 정책을 먼저 세우고 이행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이 연구소는 이날 발표한 ‘2010 세계 굶주림 지수(Global Hunger Index)’ 보고서에서 북한의 식량사정이 20년 전보다 약 20% 더 악화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세계식량정책연구소의 미셸 피에트로우스키 대변인은 2010년 북한의 굶주림 지수(GHI)는 19.4로 지난해의 18.4보다 나빠졌고, 연구소에서 지수를 처음 발표했던 1990년의 16.2보다 굶주림의 위험도가 20% 높아졌다고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전화통화에서 말했습니다.
피에트로우스키 대변인은 국민의 영양상태, 저체중 어린이 비율 그리고 5세 이하 유아의 사망률 등 세 가지 기준으로 굶주림 지수를 산정한다면서 식량문제가 전혀 없는 0에서 지수가 높아질수록 식량위기가 심각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굶주림 지수가 30 보다 높으면 식량 상태가 매우 위험한 수준이고, 20 이상 30미만은 위험한 수준, 10이상 20미만은 심각한 수준으로 분류됩니다.
피에트로우스키:
굶주림 지수가 0이면 굶주림이 전혀 없는 상태고 100이면 국민 모두가 굶주린다는 뜻입니다. 북한은 조사대상 122개국 중 지난해보다 식량사정이 나빠진 9개국에 포함됩니다.
세계식량정책연구소가 발표한 ‘2010 굶주림지수’ 보고서를 보면 북한은 전체인구의 32%가 영양실조로 1990년의 21%보다 식량사정이 악화됐고 5세 이하 유아의 저체중 비율은 21%로 20년 전인 22%보다 조금 떨어졌지만 5세 이하 사망률은 5.5%로 1990년과 같습니다.
일 년 전보다 굶주림 지수가 높아진 나라는 북한을 비롯해 콩고민주공화국, 코모로, 라이베리아, 기니비사우, 짐바브웨, 스와질란드, 감비아 등 9개 나라로 북한을 제외하면 모두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나라입니다.
1990년 북한보다 굶주림 지수가 높았던 아시아 13개국 중 9개국은 지난 20년 동안 북한보다 굶주림 지수가 낮아졌습니다.
태국의 굶주림 지수는 1990년 16.5로 북한보다 0.3 높았지만 2010년에는 8.5로 20년 사이 절반으로 떨어졌습니다.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를 선택한 베트남의 굶주림 지수는 20년 전의 24.8에서 11.5로 대폭 줄었습니다.
이밖에 몽골, 필리핀,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버마, 라오 민주공화국, 파키스탄 등의 나라가 1990년에는 북한보다 굶주림 위험도가 컸지만 현재는 식량사정이 북한보다 나은 나라로 평가됐습니다.
세계식량정책연구소의 ‘2010 세계 굶주림 지수’는 유엔이 정한 ‘세계식량의 날(World Food Day)’을 맞아 발표됐습니다.
유엔은 식량농업기구(FAO)의 설립일인 10월16일을 '세계식량의 날'로 제정해 전세계 굶주리는 인구를 줄이기 위한 국제지원의 확대를 호소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