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십자가 표시 있는 상품 반입 불허

중국-김준호 xallsl@rfa.org
2016.07.20
customs_information_305 중국 지린성 투먼시와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구의 북한 출입국사무소에 붙어 있는 알림판. 휴대 금지 물품을 몰수한다는 경고 문구와 세관신고서 작성 요령 등이 적혀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최근 북한세관 당국이 북한에 반입되는 물품의 상표나 겉 포장에 십자가나 십자가와 유사한 표식이 있으면 통관을 불허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중국에서 북한으로 들여가는 물건의 상표나 포장에 한글이 단 한자만 있어도 통관을 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북한세관이 십자가나 그와 유사한 디자인의 표식이 있는 상품도 통관을 시키지 않고 물건을 회수(압수)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을 오가며 보따리 장사를 하는 평양 거주 한 화교는 “중국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 포장이나 상표에 조선글자(한글)가 있지는 않은지 꼼꼼하게 살펴야 했는데 이제는 열 십자(十 字) 무늬가 있는지 없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열 십자(十 字) 모양이 기독교를 상징하는 십자가와 유사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특히 여성용 옷이나 옷감 등에는 십자가는 아니지만 보기에 따라서는 십자가와 비슷한 무늬가 있는 경우도 있다”면서 “이런 것들은 통관이 안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한층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또 “여성용 머리핀이나 머리띠, 또 남성용 넥타이 등에도 열 십자나 이와 유사한 디자인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런 것들도 통관과정에서 압수 조치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중국에서 들여가는 당과류 중에는 열 십자가 아닌 ‘X자’ 모양을 한 것이 있는데 이런 것들도 세관원이 십자가 모양이라고 우기며 압수조치하면 어디에 하소연할 곳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조선 내부에서도 열쇠고리나 젊은 여성들이 하고 있는 귀걸이 등에 열 십자와 비슷한 문양이 달려 있으면 단속을 당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학생들의 수학과목 학습 때에도 더하기 표시인 쁘라스(플러스) 기호를 표기할 때도 옆으로 긋는 것과 아래로 내려 긋는 길이가 똑같아야지 아래로 내려 긋는 길이가 더 길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더하기 기호 중 아래로 내려 긋는 길이가 길면 십자가 모양이 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북한은 모든 종교를 금지하고 있지만 기독교 단체들이 북한인권운동과 탈북자 돕기에 적극 나서고 있어 특히 기독교에 대해서는 매우 적대적으로 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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