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수해지역 어린이 지붕∙벽 없는 교실에 앉아…

워싱턴-홍알벗 honga@rfa.org
2016.09.26
highschool_principal_b.jpg 광양고등중학교 리선철 교장.
사진-유엔아동기금 제공

ANC: 유엔 기구 관계자가 북한 수해현장을 직접 다녀왔습니다. 무엇보다 겨울을 앞둔 아이들이 걱정입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이제 곧 겨울이 들이 닥칠텐데 지붕도 벽도 없는 교실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공부를 해야할 지 걱정입니다.”

큰물피해를 입은 북한 함경북도 연사군 광양리 소재 광양고등중학교 리선철 교장이 유엔 기구 관계자에게 털어놓은 말입니다.

유엔 아동기금(UNICEF)의 오윤사이칸 덴데브노로프(Oyunsaihan Dendevnorov) 특사는 태풍 라이언록이 두만강 인근 지역을 휩쓸고 지나간 지 3주 만에 수해 현장을 찾았습니다.

유엔 아동기금은 26일 홈페이지에 덴데브노로프 특사의 수해지역 방문기를 싣고 피해상황을 자세히 묘사했습니다.

덴데브노로프 특사가 방문한 연사군은 무산군과 함께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으며, 도로와 교량이 끊겨 상당기간 접근이 어려웠던 곳으로 전해졌습니다.

수재민 84살 리종선 할머니. 사진-유니세프 제공
수재민 84살 리종선 할머니. 사진-유니세프 제공

수재민 84살 리종선 할머니는 “이 동네에서 50년을 살았지만 이렇게 엄청난 물난리는 처음이었다”며 “같은 마을에 살던 이웃집 8채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3주동안 바깥 세상과 단절됐다”고 말했습니다.

광양고등중학교 리선철 교장은 “댐에서 엄청난 양의 물이 방류되면서 산사태가 났다”며 “교실과 실내체육관 등 학교 주요건물들이 부서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교실 수가 모자라 50명이 넘는 학생들이 한 곳에 모여 수업을 들어야 하는데, 책상과 의자마저도 부족해 아이들이 교실 바닥에 앉아야 할 판이라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연사군 관계자 김겸철 씨는 지금까지 연사군의 사망자수는 81명인데 이 가운데 26명이 어린이고, 실종자는 어린이 8명을 포함해 모두 25명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유엔 아동기금은 함경북도 두만강 일대에 수해가 발생하자 긴급히 수질 정화시설 및 각종 위생용품 등 구호물품을 전달하고 수해지역 실태파악에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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