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 농사작황 “일없습니다”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15.07.02

앵커: 외부 언론들의 보도에 맞춰 북한 선전매체들이 올해 북한의 극심한 가뭄상태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현지 소식통들과 주민들은 한결같이 올해 농사작황은 무난한 편이며 식량난도 겪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지난달 30일 러시아에 이어 이란에도 가뭄극복을 위한 장비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국경연선 지역을 방문한 북한 내륙지대 주민들과 북부산간지대 주민들은 “올해 가뭄이 농사를 망칠 정도는 아니다”라고 진단했습니다.

최근 양강도 일대 혁명전적지 답사에 나선 황해남도의 한 주민은 “농사를 망칠 것 같으면 중앙에서 이렇게 한가하게 전적지 답사까지 조직했겠냐”며 “지금까지 황해남도의 농사작황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북한이 주장하는 황해도 지역 가뭄피해와 관련해서 이 주민은 “비가 적게 내린 것은 사실이지만 황해남도와 황해북도는 ‘천년의 가뭄에도 끄떡없다는 ‘자연흐름식 물길’이 건설된 곳이 아니냐”면서 물관리가 아주 잘 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국경연선 지역을 방문한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도 “평안남도의 가뭄 상태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많다”며 “고원, 양덕일대는 잦은 폭우로 큰물피해가 발생했지만 평성, 숙천 지방은 비가 적게 내려 가뭄이 심한 상태”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비가 적게 내린 지방들도 농사를 망칠 정도로 가뭄에 취약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북한이 계속 가뭄소식을 전하면서도 정확한 피해 지역과 규모를 밝히지 않는 것도 무언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2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내륙지대에서 온 여러 장사꾼들을 상대하고 있는데 가뭄으로 농사를 망쳤다는 얘기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며 “내가 직접 목격한 함경북도나 함경남도의 농사작황도 일없다(괜찮다)”고 설명했습니다.

장마당에서 입쌀은 kg당 북한 돈 5천5백원, 강냉이는 1천650원으로 마른 고사리 1kg이면 입쌀 3kg, 말린 낙지(오징어) 1kg이면 입쌀 8kg을 바꿀 수 있는데 올해는 고사리와 낙지가 모두 풍년이어서 식량난은 이미 지나갔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같은 2일 함경북도의 한 농촌부문 관계자는 “올해 중앙에서 가뭄을 많이 떠드는 원인이 따로 있다”며 “이번 기회에 장마극복을 핑계로 국제적인 지원을 받아 낡은 관개설비들을 교체하려는 것이 중앙의 의도”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북한 ‘농촌관개관리소’의 양수설비들은 모두 1980년대 만든 것으로 이젠 낡을 대로 낡았다”며 “외국으로부터 양수기와 펌프를 지원받아 ‘농촌관개관리소’의 설비들을 교체하려는 것이 올해 특별히 가뭄피해를 강조하는 중앙의 목적”이라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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