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밀수로 휘발유 가격 하락

서울-문성휘 moons@rfa.org
2018.01.18
hamhung_gas_station_b 북한 함흥에 있는 한 주유소.
AP Photo

앵커: 연일 고공행진을 하던 북한의 휘발유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가보위성 산하 국경지역 보위부들이 북·중 국경을 통한 밀무역에 개입하면서 휘발유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16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지난 9일 삼지연군 중흥분장 입구 경사진 도로에서 휘발유를 가득 실은 양강도 보위국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가 있었다”며 “다행히 화재나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많은 사람들이 차량에 실린 휘발유에 대해 궁금해 했다”고 말했습니다.

“차량은 중국산 ‘동풍호’였는데 번호판이 ‘양강 20’으로 시작돼 보위부 차라는 것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며 “또 적재함을 천막으로 덮어 보위부 답사숙영소에서 인원을 실어 나르는 차량임을 쉽게 구분할 수 있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삼지연은 비행장이 있는데다 지금 건설이 한창이어서 필요한 휘발유를 혜산시에서 실어 올려야 한다”며 “그런데 거꾸로 삼지연에서 혜산시를 향해 내려오는 차에 휘발유가 실려 있었다는 것은 중국에서 밀수해온 것을 의미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정확히 세어 볼 수는 없었지만 차량에 실린 휘발유는 드럼통으로 50개가 넘어 보였다”며 “휘발유 통의 겉면에는 중국어와 영어가 새겨져 있었는데 적재함에는 밀수품으로 보이는 솜동복도 함께 실려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복된 차량에서 대조선 금수품목인 휘발유와 솜동복까지 본 증흥분장 주민들 속에서는 밀수를 막아야 하는 보위부가 오히려 남몰래 밀수에 앞장서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며 “삼지연에서 시작되는 두만강은 폭이 개울물 정도여서 차량 밀수에 유리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14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요즘 주민들 속에서 국가보위성 간부들의 일탈행위에 대한 성토가 많다”며 “돈벌이에 혈안이 된 일부 보위성 간부들이 차량을 이용해 밀수를 크게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그 내용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소식통은 이는 실상을 잘 모르는 주민들의 생각에 불과하다”며 “사실은 지난해 12월 국가보위성이 국가적 수요가 절실한 대조선 제재 품목들을 밀수의 방법으로 해결하라는 비밀지시를 국경지역 산하 보위부들에 하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유엔제제 물자들을 밀수로 들여올 수 있는 권한은 국경지역 보위부만 가지고 있다”며 “보위부의 밀수가 활발해지면서 지난해 말까지 장마당에서 kg당 중국인민폐 16위안이던 휘발유 가격이 지금은 14.5위안으로 내려가는 추세”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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