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도 사리원에 북러합작 돼지공장 설립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15.04.27
nk_russia_eco_b 북한 평양의 만수대 의사당에서 27일 제7차 러-북 통상경제·과학기술협력 정부 간 위원회가 열렸다. 알렉산드르 갈루슈카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가운데 왼쪽)과 리룡남 북한 대외경제상이 회의 결과를 담은 의정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이 황해도 사리원에 러시아 기술과 자본으로 돼지고기 가공 공장을 설립키로 하는 등 북러 양국이 농업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러시아 측에 제안한 장기 차관 형식의 식량지원이 지불능력 문제로 합의에 실패하는 등 걸림돌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과 러시아가 27일 평양에서 제7차 북러 통상경제·과학기술협력 정부 간 위원회를 열고 양국 간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중점 논의했습니다.

양국은 특히 이번 회의에서 농업분야에서 다양한 합작사업을 논의했습니다.

이날 러시아 극동개발부(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양측은 농축수산물의 교역을 확대하기 위해 상대방이 발행한 식품위생증서를 상호 인정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곡물과 채소류는 물론 해산물, 육류, 그리고 가축 등의 수출입 때 상대편 검역기관이 발행한 위생증서만으로 추가 검역없이 통관을 허용하기로 한겁니다.

북한은 러시아산 돼지고기와 닭고기를 수입하길 원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빠르면 다음 달부터 러시아산 육류의 북한 수출이 간편해질 전망입니다.

북한은 또 러시아로부터 가축과 사료 등을 들여와 농장에서 사육한 뒤 육류 가공식품을 러시아 측에 수출하길 원하고 있다고 극동개발부는 전했습니다.

이를 위해 우선 시범적으로 황해도 사리원의 돼지공장에 러시아에서 지원한 생산설비를 갖춘 러시아 육류 회사 ‘스파스키 베이컨’의 북한 지사가 설립될 예정입니다.

러시아 측은 이 곳에서 생산된 육류를 가공해 러시아로 되가져가 팔 예정이며 사업성이 좋을 경우 다른 지역 농장으로 제휴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한편 북한은 올 해 말까지 러시아로부터 밀 5만톤을 장기 저리 차관 형식으로 제공받길 원했지만 지불능력 문제로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러시아 루블화로 상환할 경우 무이자로, 다른 통화는 연1~4%의 이자율로 10년 거치 5년 분할 상환을 제시했지만 러시아 측이 사실상 거절한 겁니다.

러시아와 경협 확대에서 북한의 지불능력 등 약속이행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할 조짐으로 보여 주목됩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마커스 놀란드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부소장입니다.

마커스 놀란드 : 문제는  북한이 과거 빚을 갚지 않은 전례가 있다는 점이죠. 결국 양국 간 경제협력이 예정대로 진척되기 위해선 북한의 약속 이행 여부와 러시아가 정치적, 외교적 이유에서 (경제적 이익과 상관없이) 북한을 도울 준비가 돼 있는가가 관건입니다. 두고볼 일이죠.

앞서 러시아는 지난해 극동 연방 펀드 5억5천만 루블(약 1천만 달러)을 동원해 곡물과 식품 등 5만 톤 가량의 식량을 북한에 무상지원했습니다.

앞으로 러시아의 대북 식량지원이 차관 형태의 유상지원으로 변경될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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