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군이 지난해 8월 홍수피해로 집을 잃은 함경북도 선봉군 주민들을 위해 수천 세대의 살림집을 한달 만에 뚝딱 지어놓고 '김정은 선물'로 공급했지요, 그런데 그 집에 입주한 주민들이 추위에 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선물로 공급한 함경북도 선봉군 백학동 일대의 살림집들이 부실하게 지어져 입주민들이 추위에 떠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나선지방을 다녀온 한 중국상인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백학동 지구에 건설된 살림집들은 천정과 바닥으로 냉기가 스며들어 입주자들이 떨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8월 태풍 제15호, 고니가 나선 일대를 강타하면서 홍수가 발생해 주민 수천 세대가 졸지에 집을 잃었습니다.
그러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인민군 수만 명을 긴급 발동해 한달 만에 1천800여세대의 살림집을 짓게 하고, 이를 ‘김정은 선물’로 공급했습니다. 하지만, 이 주택에 입주한 주민들이 겨울에 떨고 있다는 겁니다.
이 중국상인은 “인민군대가 언제 집을 제대로 지어봤겠는가?”면서 “경험도 없는 군대들이 온돌을 깔고 일부 주택은 전기 난방을 해주었다고 하는데, 석탄과 전기가 없어 주민들이 냉방에서 추위와 싸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집들은 겉을 보면 번지르르 하지만, 한달 만에 지은 집이 어떻게 좋을 수 있냐”면서 중국 사람들도 북한의 건설 속도에 대해 황당해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기상청에 따르면 함경북도 선봉군 지역의 평균 기온은 영하 10도로, 새벽에는 최고 영하 16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는 “인민군대가 동원되어 빨리 짓기는 했지만, 질을 보장하지 못했다”면서 “살림집 지붕과 방 사이에 보온재료를 넣어야 겨울에 추위를 막을 수 있지만, 속도전 바람에 바람막이도 제대로 하지 않아 곳곳에서 찬바람이 스며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 살림집 건설에 사용된 지붕재료나 레자(비닐장판)도 중국에서 제공되었다면서 나선에 투자한 중국 상인들도 상당부분 도움을 주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당시 선봉군 일대가 크게 피해를 본 것은 큰 비가 내려 물을 가두어 두었던 저수지 둑이 터졌고, 그 물이 순식간에 시내를 덮쳐 수천 세대의 집이 무너졌다”면서 “미처 피하지 못한 수백 명의 주민이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당국은 군대를 투입해 시신 수습을 정리할 사이 없이 현장을 신속히 정리하고, 그 자리에 또 집을 지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을 자주 왕래하는 또 다른 중국 상인도 “북한에서는 집을 지어도 김정은의 위상을 띄우기 위해 속도전으로 짓는다”면서 “이렇게 짓다가 평양에서 23층 아파트가 무너져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