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농장들, 쌀가마에 모래 섞어 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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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생산된 쌀이 장마당에서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식량 구매에 나선 주민들이 값이 싼 북한산 쌀보다 비싼 중국 쌀을 더 선호한다고 하는데요.

무슨 이유 때문인지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불과 3년전 까지만 해도 돈 좀 있는 북한 사람들은 장마당에서 중국산 쌀을 거들떠보지 않았습니다.

해주 쌀과 문덕 쌀, 순천 쌀은 북한에서도 밥맛이 좋기로 유명한 쌀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북한 장마당들에서 이런 국산 쌀들의 명성이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가격에 따라 품질이 다양한 중국산 쌀들이 시장을 장악해 버리고 북한산 쌀은 가난한 사람들이나 찾는 천덕꾸러기로 변했다는데요.

최근 양강도 혜산시 소식통은 “국산(북한산) 쌀의 질이 갈수록 떨어져 사람들이 찾지 않는다”면서 “농장들에서 일부러 쌀에다 돌을 넣는다는 소문까지 번져 국산 쌀을 찾는 사람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에 의하면 1월 4일 혜산장마당에서 1등급 쌀로 꼽히는 중국산 쌀인 ‘길림광천미(吉林光川米)’의 경우 1kg 가격은 1560원, 3등급 쌀로 꼽히는 ‘백산미(白山米)는 1340원 정도에 팔려 나갔다고 합니다.

그와 반면 북한에서 밥맛이 좋기로 유명한 문덕 쌀이나 해주 쌀의 경우 1kg 당 1360원, 생산지가 불명확하고 겉보기에도 질이 나쁜 등외품(등급에 들지 못하는 쌀)의 경우 1100원 미만이어서 강냉이(옥수수) 쌀과 불과 200원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 혜산 장마당에서 쌀장사를 하고 있다는 또 다른 주민은 “등외품인 경우 탈곡장 바닥을 긁은 쌀이기 때문에 돌과 검불이 3분의 1은 차지한다”며 “그밖에 아무리 좋은 쌀이라고 해도 돌이 많고 (껍질이 벗겨지지 않은) 벼가 너무 많이 섞여 중국산 쌀에 비해 값이 떨어지기 마련”이라고 증언했습니다.

그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장마당에서 순천 쌀이나 문덕 쌀이라면 중국산 최고 품질 쌀보다 200원 정도 더 비쌌는데 지금은 중국산 쌀보다도 (북한돈) 300원 정도 더 눅다(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산 쌀은 일지 않고 그대로 밥을 해도 돌이 하나도 없는데 국산(북한산)쌀은 ‘쌀함박’으로 세 번씩 일어도 돌과 모래가 계속 잡혀 밥을 해먹기가 끔찍하다며 돈 있는 사람들은 물론 웬만한 서민들도 기왕 사먹을 바에야 질이 좋은 중국 쌀을 찾기 때문에 국산 쌀은 밀리기 마련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함경북도 회령군 소식통도 “지난해 11월 초, 함경북도 어랑군에 있는 한 농장에서 작업반장과 세포비서가 쌀에 일부러 돌을 넣다가 발각되어 감옥에 갔다”며 “쌀 1톤당 20kg의 모래를 넣고 그만한 량의 쌀을 빼돌렸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현상은 농장들마다 보편적인데 그들이 재수가 없어서 걸려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소식통은 또 농장들마다 허위보고로 생산량을 부풀리는데다 쌀의 품질이 갈수록 떨어지는 현상 때문에 지난해 12월부터 농장들을 상대로 국가량정국 검열이 붙었다면서 “검열이 끝나지 않아 아직까지 농장들에서 결산분배조차 치루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농장들마다 의무적으로 납부하게 된 군량미의 량을 부풀리기 위해 쌀을 덜 건조시키거나 모래를 섞어 넣는 현상이 심해 이와 관련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그는 증언했습니다.

그러면서 밥에 하도 돌이 많아서 군인들 속에서는 “승냥이 이빨에 소 같은 위를 가져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인민군대가 바람에 날려 갈까봐 일부러 쌀에 돌을 넣는다”는 우수개소리까지 떠돌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