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제 속 평양시내 택시 증가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6.04.27
py_taxi_b 만수대 김일성 동상 근처에 택시 10여대가 손님을 태우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방북 미국인 제공

앵커: 강도 높은 대북제재가 실시되는 요즘 평양시에는 택시가 많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시중에 유통되는 외화를 끌어내기 위해 택시 사업을 키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국경지방을 통해 연락이 된 50대의 평양 주민 소식통은 “최근 연간 몇몇 특수기관들이 운영하는 택시가 상당히 늘었다”면서 “보통강구역 사거리에서 정지선에 출발 대기중인 택시를 세어보았더니, 무려 6대나 보였다”고 평양시 택시 상황을 2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2011년만해도 평양에 택시는 로므니아(루마니아)제 다찌아가 고작이었는데, 장성택이 택시사업을 시작하면서 번성하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2014년까지 평양시내에 약 1천 대 가량 운행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이 주민은 덧붙였습니다.

평양시에 택시가 늘어난 것과 관련해, 소식통은 “택시는 외화로 요금을 받는데다 웬만한 사람들도 바쁘면 타기 때문에 벌이가 괜찮은 사업으로 되었다”면서 “군대와 보위부 등 특수기관들이 앞다퉈 택시를 수입해온 결과”라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평양시에는 빨강색으로 된 택시와 빨간색과 오렌지 색이 조합된 택시, 그리고 일명 ‘풀메뚜기’라고 부르는 풀색 택시가 운영되고 있지만, 이들 택시는 색깔 별로 회사가 다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최근 강도 높게 실시되고 있는 대북제재 국면 속에서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통치자금 마련에 애를 먹고 있는 가운데 나와 주목됩니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북한의 특수기관들이 내부에서 유통되는 외화를 끌어내기 위한 일환으로 택시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택시요금은 기본 요금이 2달러이고, 1km를 달릴 때마다 50센트씩 더해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현재 암달러 시세는 1달러당 북한 돈 8천500원인데, 택시를 한 번 타면 보통 5달러 이상 든다”며 “돈이 없는 일반 시민들은 탈 엄두를 못 내지만, 웬만큼 사는 사람들은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습니다.

2012년경 장성택은 인민보안부 산하에 택시회사를 만들고 중국에서 택시를 들여다 운영을 시작했지만,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장성택 숙청 후 이권을 북한군 총정치국과 정찰총국 등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기관들은 택시수입금 가운데 일부를 떼어 유지비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노동당 39호실로 상납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최근 평양을 방문했던 한 미국인도 “본 평양 역과 만수대 동상 앞에는 항상 10여대의 택시가 손님들을 태우기 위해 대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서 “승객들은 외국인이 아니라, 옷을 잘 차려 입은 일반 시민들이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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