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식량계획, 대북 식량지원 ‘이중고’

2009-07-01

세계식량계획이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 규모를 당초 계획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고 1일 발표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표면적인 이유로 ‘재원의 부족’을 들었지만, 북한 정부의 ‘새로운 제약’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사진- 연합뉴스 제공

지난 1월 전농 전북도연맹에 소속된 농민들이 전북도청 앞 광장에서 북한에 보낼 '통일쌀'을 화물차에 싣고 있다.

장명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식량계획의 레나 사벨리 베이징사무소 대변인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전화통화에서 세계식량계획이 대북 지원을 축소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북한 정부가 세계식량계획의 북한 내 활동에 가한 ‘새로운 제약’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레나 사벨리: Well this include new restrictions, a request to scale down or focus our activities only on 57 counties. It was a request from the North Korean government...(더빙) 북한 정부가 저희 활동에 여러 새로운 제약을 가하고 있는데요, 그 중 하나는 131개 군에서 벌여 온 지원 사업을 57개 군으로 대폭 줄이라는 요청이었습니다. 그 결과 저희가 사업을 대폭 축소하게 돼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사벨리 대변인은 특히 북한 정부가 가한 새로운 제약 사항으로 세계식량계획이 식량을 분배하는 현장의 방문을 위해 일주일 전에 미리 통보할 것, 그리고 현지 요원 중에 한국어를 구사하는 인력을 절대 쓰지 말 것 등을 들었습니다. 북한은 지금까지는 세계식량계획이 24시간 전에만 통보하면 감시 요원이 현장을 방문하도록 하고, 59명의 요원 가운데 3명가량의 한국어 구사자를 채용하도록 허용했습니다.

앞서 세계식량계획은 중국 베이징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당초 목표한 620만 명의 3분의 1에 불과한 200만 명의 북한 주민에게 식량을 공급할 계획이라면서, 이같이 식량지원이 급격하게 줄어든 이유로 재원이 부족한 사실을 들었습니다. 지난해 10월 이래 미화 5억 달러 모금을 목표로 했지만 현재까지 국제사회로부터 기부 받은 액수는 목표액의 15%인 7천500만 달러라는 겁니다.

북한 정부가 저희 활동에 여러 새로운 제약을 가하고 있는데요, 그 중 하나는 131개 군에서 벌여 온 지원 사업을 57개 군으로 대폭 줄이라는 요청이었습니다. 그 결과 저희가 사업을 대폭 축소하게 돼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이처럼 세계식량계획의 북한 내 활동을 위한 재원이 고갈되고, 설상가상으로 북한 정부세계식량계획의 지원 활동에 제약을 가함에 따라, 오는 11월 30일에 완료되는 대북 긴급 지원 사업을 연장할지 여부가 주목됩니다.

이런 가운데 세계식량계획의 아미르 압둘라 사무 부총장은 1일 세계식량계획이 현재 북한의 취약계층에 전달되고 있는 지원 사업의 규정과 조건 (terms and conditions)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압둘라 사무 부총장은 세계식량계획의 의무와 책임이 북한과 합의한 조건 때문에 손상되지 않도록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중국 베이징 사무소의 사벨리 대변인은 압둘라 사무 부총장의 발언이 세계식량계획의 사업 중단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나왔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대북 지원사업은 새로운 제약이 가해진 상황에서도 계속 진행되고 있지만, 지원된 식량이 예정된 수혜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되는 한도에서 사업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대답해 여운을 남겼습니다.

실제로 세계식량계획은 북한 당국이 자강도 전역에 대한 접근을 제한함에 따라 '현장 접근 없이는 식량도 없다(no access, no food)'는 원칙에 따라 2005년 12월1일부터 다음 해 2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식량 배급을 중단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 세계식량계획의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해도 북한 정부가 쉽게 물러서지는 않을 거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워싱턴에 있는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북한 전문가인 마커스 놀랜드 박사는 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 정부가 늘 그래 왔듯이 일정한 보상과 양보(concessions)없이 외부의 지원 단체들이 북한 주민에게 접근하고 지원한 식량의 배포를 효과적으로 감시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게 불 보듯 뻔하기 때문에 결국 불쌍한 북한주민만 애꿎게 피해를 당하게 된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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