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영향, 북 여성 머리모양 변화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 북한 여성들의 머리모양도 바뀌었습니다. 젊은 여성들 사이에선 머리를 곧게 펴는 스트레이트 매직, 즉 직발머리(생머리 파마)가 유행이라고 하는데요. 달라진 북한의 머리단장을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얼마 전 평양에 거주하는 중국 화교 류모씨는 중국에 나와 여성들의 미용 도구인 스트레이트 매직(직발머리) 고대와 파마 약을 대량 구입했습니다.

그는 미용 도구를 구입한 이유에 대해 "요즘 평양의 젊은 여성들 속에서 머리를 곧게 펴는 바람이 불었다"면서 "장마당에서 머리 고대와 파마 약이 잘 팔린다"고 1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그는 "어떤 젊은 여성들은 직발머리(스트레이트 매직)를 못하면 창피해서 외출하지 못할 정도"라면서 "전문 미용실에서 하면 비싸기 때문에 집에서 자체로 하려는 여성들이 선호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조선중앙텔레비전을 통해 달라진 여성들의 머리단장을 소개했습니다.

김책공업종합대학에서 발명한 머리단장프로그램인 '멋쟁이 2.0'에 소개된 20대 여성의 머리 모양은 요즘 한국에서 유행인 긴 생머리 파머와 비슷합니다.

중국 화교 류모씨는 "머리를 예쁘게 펴자면 적어도 미화 20달러는 줘야 하기 때문에 자체로 머리를 펴는 여성들이 많다"고 설명합니다.

북한에서 이런 생머리 파머가 유행하게 된 데는 한국 드라마가 한 몫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양 출신의 한 탈북 여성은 "2007년경에 한국 드라마를 보고 젊은 여성들이 먼저 머리를 펴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한국 드라마 '가을동화'에서 나오는 배우 문근영의 생머리가 아주 인상적이었다"면서 "그 다음에 문근영의 생머리가 평양에서 유행처럼 번졌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가을동화'를 보던 북한 여성들은 문근영의 연기를 보고 눈물을 흘릴 정도로 한국 드라마에 심취되었다고 그는 떠올렸습니다.

평양의 부유층들은 한국 드라마를 보고 옷차림을 따라하거나, 소파와 카텐 등 가구장식까지 모방한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 북한도 여성들의 머리단장 변화를 용인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 대북전문가는 "최근 북한에 젊은 아나운서들이 등장하는 등 김정은 체제가 들어서면서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