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얼마 전 평양시에 인민야외빙상장, 로라스케이트장이 문을 열었지요? 하지만, 여기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외화를 쓰는 특권층의 자녀들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얼마 전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인민 야외빙상장과 로라스케트장(롤러스케이트)을 시찰한 다음 평양시에는 로라스케트 타기 바람이 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북한중앙 TV
기자: 할머니 여기 손녀가 있습니까,
할머니: 손녀가 있습니다. 우리손녀 저기 보라색입고 타는 게 우리 손녀란 말입니다.
기자: 손녀가 여기 매일 나옵니까,
할머니: 공부 끝나면 매일 나온단 말입니다.
평양에 사는 강 씨 성을 가진 한 중국 화교는 "요즘 많은 평양 학생들이 공부만 끝나면 로라스케트장으로 향한다"면서 "스케트를 타지 못하는 학생은 주류에 끼지 못할 정도로 인기 품목이 됐다"고 1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그는 "학생들이 타는 로라스케트는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된 것인데, 한 개당 35달러씩 한다"면서 "35달러면 중국에서도 큰돈인데, 어디서 외화가 나는지 학생들이 척척 잘 쓴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어른들도 아이생일 선물로 로라스케트를 고를 만큼 평양 특권층에게 인기가 높다"면서 "좋은 스케이트를 사달라고 중국 상인들에게 부탁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정은 제1비서가 지난 4일 시찰한 인민야외빙상장도 학생들의 인기 놀이시설로 되고 있습니다.
친척 방문차 중국에 나온 북한 주민 류 모씨도 "평양에 있는 친척 아들이 인민야외빙상장에 한번 입장하는 데 미화 5달러를 썼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친척 아들에게 "국정가격으로 빙상장 입장료가 얼마냐고 물어보자, 모르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면서 "지금은 학생들도 국정가격으로 놀지 않는다"고 말해, 북한에 외화 선호도가 높아졌음을 짐작케 했습니다.
미화 5달러는 현재 북한 암시장 환율로 볼 때 북한 돈 3만5천원으로, 이론상으론 북한 노동자의 1년 치 월급과 맞먹습니다.
한편, 특권층 자녀들이 달러로 입장료를 지불하는 것과 달리, 평양에는 하루 두끼 먹고 사는 가정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류모 주민은 "겉으로 보기엔 평양이 번화한 것 같아도 내적으로는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평양 화력발전소 노동자들 가운데는 점심을 싸오지 못해 굶거나, 다른 사람의 도시락을 나눠먹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점심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노동자들로, 낙랑구역과 선교구역 등 도심 외곽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류모 주민은 "외부에선 평양에 사람들을 가리켜 특권층이라고 하는데, 실제 그렇지 않다"면서 "약 10%의 사람들만 외화를 흥청거리며 잘 쓴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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