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특권층들이 명품을 선호하고, 최신 유행을 추구하는 심리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기들끼리 생일파티도 하고 선물도 큼직하게 주고받는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한국 드라마를 즐겨 보는 북한 부유층 속에서 현대 유행에 맞는 소비심리가 급증하고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들이 1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얼마 전 평양을 다녀온 한 중국인은 "요즘 겨울을 맞아 평양의 젊은 여성들이 왈렌끼(러시아 표현), 즉 가죽 부츠를 저마다 신으려고 경쟁한다"면서 "외화상점에서 한 켤레에 50달러(북한 돈 35만원)씩 하는 부츠를 별로 부담 없이 사 신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젊은 여성들이 부츠를 신기 시작하자, 인조가죽으로 만든 가짜 부츠도 등장했는데, 귀족층은 그런 걸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평양 사람이라고 왈렌끼를 신으면 안 된다는 법은 없지만, 일반 주민들이 굶고 있는데, 신발 하나에 쌀 50킬로를 쓰는 건 지나친 사치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한국드라마를 즐겨 보는 평양 젊은 여성들은 직발머리(생머리)를 하고, 물결모양으로 파마(웨이브)하는 추세가 유행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중국인은 "부유층 자녀들이 한국의 유명 연예인 김태희나 이다해의 머리 모양을 따라하고 있다"며 "직발머리를 하는데 적어도 20달러를 줘야 하고, 머리를 약간 연갈색으로 염색하는 데도 15~20달러를 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외국을 자주 왕래하는 북한 고위 간부들은 한대에 700달러나 하는 LCD 평면 텔레비전을 가정에 갖춰놓고 떵떵거리며 살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북한 고위층 자녀들의 씀씀이도 일반 주민들과 딴 판입니다.
최근 탈북한 고위층 탈북자는 중국 심양에서 10년 동안 식당사업을 하다 복귀한 한 보위부 간부도 "중국에서 미화 200달러면 딸 생일 한번 잘 차렸는데 평양에선 그 돈 가지고 어림도 없다"며 "평양외국어대학에 다니는 딸이 학급에서 씀씀이가 제일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젊은 특권층 자녀들은 생일 파티도 자기네끼리 따로 한다"면서 "이들이 생일 선물로 친구에게 미화 20달러 정도 선물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정도"라고 덧붙였습니다.
10년 동안 국가안전보위부 감시 요원으로 중국에 파견되어 나름대로 재산을 모은 특권층도 자녀를 내세우는 경쟁에서 뒤쳐진다는 설명입니다.
최근 평양 여성들 사이에서는 옷깃에 털이 들어간 연한 회색(gray) 롱코트를 즐겨 입는 데, 이런 코트는 평양 1백화점에서 약 100달러가량에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양에서 명품 바람이 불자, 북한 의류상인들은 진품을 구해 견본을 떠서는 진품과 똑 같이 만들고 여기에 일본 상표나 영국 상표를 붙여 유통시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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