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 인권 조사위 일본 공청회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13.08.29
megumi_family_interview-305.jpg 2006년 5월 서울 송파구 수협중앙회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납북일본인 요코타 메구미의 아버지 요코다 시게루(왼쪽)씨.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유엔의 첫 북한인권 조사위원회가 29일에 이어 30일에도 일본 도쿄에서 북한의 인권 유린 참상을 조사하는 공개 청문회를 개최합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마이클 커비 위원장을 비롯한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가 29일과 30일 이틀에 걸친 공개청문회를 진행 중입니다. 일본의 수도 도쿄의 유엔대학에서 열린 첫 공개청문회를 방청한 일본의 인권단체 노펜스의 송윤복 사무국장은 30일에는 자신이 북한정치범 수용소에 대한 증언자로 직접 나서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송 사무국장: 유엔 조사위원회 위원들이 (정치범 수용소를 경험한) 당사자들에게서 공개, 비공개 조사를 통해 많이 들으셨겠지요. 그래서 저는 정치범 수용소와 관련한 북한측에서 비밀유지, 증거 인멸 차원에서 수감자들을 죽일 우려도 있다는 문제를 제기할 겁니다.

송 사무국장은 북한 당국이 제22호 수용소와 18호 수용소의 폐쇄, 해체 등을 통해 수용소를 국경지역이 아닌 내륙지방으로 이전하는 등 비밀이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 당국이 간수들에게 유사시에 증거를 없애도록 이같은 지시를 내렸다는 증언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30일 청문회는 주로 북한의 고문, 학대, 수용소의 인권 침해를 경험한 증인을 중심으로 한 청문회가 될 것이라고 송 사무국장은 설명했습니다.

앞서 29일 열린 공개청문회에서는 1977년 13세의 나이로 납북된 요코타 메구미 씨의 부모, 일본인을 가장해 1987년 이라크의 바그다드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858기를 폭파시킨 김현희의 일본어 교사로 알려진 다구치 야에코 씨 가족 등의 증언이 있었습니다. 송 사무국장은 조사위원들이 북한이 무슨 목적으로 이와 같은 반 인도적 범죄를 저질렀는지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많은 질문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송 사무국장: 커비 위원장은 “북한이 무슨 이익이 있어 나이 어린 소녀를 포함해 특별한 기능이 없는 사람까지  함부로 일본인을 납치했는지 합리적으로 설명이 안되고 전혀 이해가 안 간다”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송 사무국장은 위원들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조사하려는 의지를 보이면서도 증언자들의 신변안전에 세밀한 주의를 기울였다고 강조했습니다.  1990년대에 처음으로 일본인 납북 문제에 관심을 갖고 보도한 일본 언론인 이시다카 켄지 씨 등 증인들은 북한 독재 체재의 특성을 설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북한 내부에 소식통을 두고 있는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도 이날 북한 식량 실태에 관해 발표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북한의 시장에는 식량이 풍부한 편인데 이러한 식량에 접근할 수 없는 주민들이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북한의 불합리한 식량구조에 관한 영상자료를 제시했습니다.

조사위원회는 공개청문회 다음날인 31일까지 일본에 머무르게 됩니다. 앞서 한국에서 10여 일 간 북한 인권 침해 사례에 대한 조사활동을 벌인 조사단은 지난 27일 일본에 도착했습니다. 이들은 일본에서 50여 명의 일본 내 탈북자, 인권단체 관계자 등의 증언을 들을 예정입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는 이어 태국, 영국, 미국 등에서도 조사활동을 벌이게 되며 올 가을 유엔 인권이사회와 총회에 중간보고를  한 후 내년 3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유엔 인권이사회에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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