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미국•캐나다 기독교인 잇따라 조사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14.08.07

앵커: 중국 당국이 최근 북·중 국경지대에서 활동하는 외국 기독교 단체와 사업가 등을 잇따라 단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국무부의 마리 하프 부대변인은 7일 기자설명회에서 중국 당국이 조사 중인 한국계 미국인 피터 한(Peter Hahn) 씨와 관련해 자세한 언급을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프 부대변인: 특정인에 관해 논의할 수 없지만 미국은 전 세계 자국민의 안전과 안녕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습니다.

하프 부대변인은 그러면서 미국 정부는 일반적으로 자국민에 대해 필요할 경우 영사 접견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영국의 로이터 통신은 7일 중국과 북한 간 국경 인근 투먼시에서 기독교 비영리 단체를 운영해 온 한국계 미국인 피터 한 씨가 3주째 중국 공안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계좌 동결과 출국 금지 조치를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고, 한 씨가 조사를 받고 있는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통신은 그러나, 중국 당국이 최근 기독교 단체와 기업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한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중국 당국이 북·중 국경지대에서 최근 수 주일 간 외국계 기독교인이 운영하는 세 개 이상의 식당과 학교 등의 운영을 중단시켰다고 통신은 지적했습니다.

한덕수라는 한국 이름을 가진 한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비영리단체 ‘두만강개발계획(TRADI: Tuman River Area Development Initiative)을 통해 조선족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학교(Tuman River Vocational School)를 운영하고, 북한 나진·선봉 경제특구에서 버스를 제공하고 지역 어린이들을 위한 빵을 공급하는 사업 등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당국은 지난 4일에도 북·중 국경도시 단둥에서 커피가게를  운영하던 캐나다인 케빈 개럿, 줄리아 개럿 씨 부부를 군사 첩보 기밀을 훔친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개럿 씨 부부는 자신들의 사업체 Peter’s Coffee House 커피가게에서 매주 영어교실을 운영하거나, 북한에 대한 홍수 지원 등 인도적 지원을 해 왔습니다. 중국 당국이 이들에 대한 수색과 조사를 벌인 이유는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지난 5일 이들이 운영하던 커피가게에서 성경책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개럿 씨 부부의 조사도 기독교 활동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또한, 인근 옌지에서도 기독교인 레지나 라즈베리 에터 씨와 가족이 운영하던 서양식 음식점(Gina’s Place Western Restaurant)이 지난달 중순 문을 닫았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2008년에 문을 연 이 음식점에서 기독교 선교가 이뤄지고 있었으며 에터 씨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시 인터넷 웹사이트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박해받던 기독교인들이 진실을 주장할 때가 왔는가”라는 등 기독교적 신앙을 언급한 점을 지적했습니다.

한국의 인터넷 대북매체 데일리 NK의 크리스토퍼 그린 씨는 로이터 통신에 북한 당국이 올들어 국경 지역 기독교인 단속을 강화했다는 북한 내부 소식통의 전언이 수차례 있었다며, 중국의 외국인 기독교인에 대한 잇단 조사와 단속이 이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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