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농인 대표단이 지난달 말 터키 즉 토이기에서 열린 제17차 세계농인연맹 정기총회에 사상 처음 참관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터키 즉 토이기에서 지난달 말 개최된 세계농인연맹 정기총회에 이어 28일부터 1일까지 열린 국제회의에서는 남북한 농인 대표들이 처음으로 만남을 가졌습니다.
한국 대표단은 북한측에 수화사전 등을 전달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내 다른 참석자들로부터 정치적 차이를 넘어 수화로 만난 역사적인 순간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오스트랄리아 출신 세계농인연맹 콜린 앨런(Colin Allen) 회장은 1일 폐막식에서 북한팀이 사상 처음 정기총회에 참관하도록 많은 역할을 한 로버트 그룬트(Robert Grund) 세계농인연맹 북한담당관(Representative Officer of the World Federation of the Deaf to Pyongyang)의 노고를 치하했습니다. 그룬트 북한담당관은 자유아시아방송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세계 97개국에서 온 1천 200여 명의 농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특별공로를 인정받게 돼 매우 놀랐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독일인 출신 그룬트 북한담당관은 독일에 본부를 둔 대북 지원단체 ‘투게더-함흥’의 북한 상주담당관(project manager)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자신도 청각장애자인 그룬트 담당관은 2013년부터 북한에 상주하며 해외 장애자를 북한에 초대하는 등 교류사업과 북한 내 장애인 컴퓨터 지도 등 교육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인류의 다양성 강화(Strengthening Human Diversity)’를 주제로 수화 강연회가 110여 차례 열렸습니다. 북한의 이성일 연사가 북한의 농인 관련 발표를 하고 그룬트 북한담당관이 국제수화로 통역하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 각종 전시회 등도 개최됐습니다.
세계농인연맹 정기총회는 4년에 한 번씩 열립니다. 이번 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프랑스 파리가 38표를 얻어 중국 홍콩을 3표차로 제치고 제18회 정기총회 개최지로 확정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