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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8일 북한 함경북도 어대진 항에서 작은 목선에 타고 한국으로 내려가다 해류에 떠밀려 13일 아침 일본 노도반도 앞에서 발견된 탈북자 9명이 4일 낮 대한항공 여객기 편으로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도쿄의 채명석 기자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채명석 기자, 탈북자 9명이 일본에서 조사를 마치고 본인들의 희망에 따라 4일 낮 한국으로 이송됐지요?
<답> 예, 그렇습니다. 탈북자 9명은 4일 아침 나가사키 현 오무라 시에 있는 입국 관리센터에서 비행기로 후쿠오카 공항으로 이동한 뒤 대한항공 788편으로 4일 정오 무렵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탈북자 9명은 모두 모자와 색안경, 마스크 등을 쓰고 있어 성별이나 나이를 잘 알아볼 수 없었지만 남자 3명, 여자 3명,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이 3명이라고 일본 언론이 전했습니다.
9명은 또 두 가족과 독신자 1명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보도에 따르면 탈북자 중 한 명이 자신이 북한 초대 내각의 교육상과 과학원 원장, 최고 인민회의 의장을 지낸 백남운의 손자라고 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문> 한국에 도착한 탈북자 9명은 앞으로 어떤 대우를 받게 됩니까?
<답> 탈북자 9명은 경기도 시흥에 있는 중앙 합동 신문센터로 옮겨져 국가 정보원, 경찰, 군으로 구성된 합동 신문조에 의해 탈 북 동기와 경로 그리고 귀순 의사 등을 조사받게 됩니다. 2개월에서 3개월이 걸리는 이 조사가 끝나면 탈북자들은 경기도 안성에 있는 탈북자 정착 지원 시설인 ‘하나원’으로 옮겨져 한국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3개월간의 정착 교육을 받게 됩니다.
<문> 탈북자 9명은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국 생활을 동경하게 됐고, 북한에서는 미래가 보이지 않아 탈북을 결심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 외에 새로 밝혀진 사실은 없습니까?
<답> 일본의 NHK 방송이 4일 보도한 것을 보면 자신이 북한 인민군에 소속된 어부였다라고 주장한 남성이 “잡은 해산물을 시장에 내다 팔아 인민군에 상납하면서 남은 돈으로 중국과 한국 제품도 살 수 있었다”고 말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남성은 또 “시장을 통해서 외국 생활에 대한 얘기를 듣게 되어 북한에서는 더 이상 미래가 없을 것 같아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는 한국 등으로 탈출하려 했다”라고 탈북 동기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NHK는 탈북자들이 노도반도 앞 바다에서 발견될 당시 미국의 달러화와 중국의 위안화를 갖고 있었다고 보도하면서 “그들은 북한에서 비교적 물건이나 식료품을 구입할 수 있는 여유를 갖고 있었지만, 탈북을 위해 달러화나 위안 화를 미리 조금씩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문> 9명이 작은 목선을 타고 동해 바다를 5일간이나 헤매다 일본 노도반도 앞에서 발견돼 구조된 것은 기적과 같은 일인데요. 여기에 관련된 다른 일화는 없습니까?
<답> 예, 이들은 평소 고기잡이를 하면서 북한 경비정의 위치나 근무 시간대를 유심히 지켜보다가 탈출 경로와 탈출 시간을 결정한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이들은 9월 8일 어대진 항을 출발할 때 평소 고기잡이를 하던 앞 바다는 북한 경비정이 있는 곳이기 때문에 경비정을 피해 해안선을 따라 남하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 휴전선 부근에는 북한 경비정이 배치돼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일단 휴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동쪽 바다로 나갔다가 다시 한국 쪽 해역으로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날씨가 나빠 일본으로 오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문> 북한 주민이 배로 탈출한 것은 아직 세 건에 불과한데요. 앞으로 해상 경로를 이용해 일본으로 탈출하는 탈북자들이 늘어 날 것 같습니까?
<답> 예, 작은 어선을 타고 일본으로 탈출한 탈북자는 1987년 2월의 김만철씨 일가 11명, 2007년 6월의 어부 가족 4명, 그리고 이번의 탈북자 가족과 친척 9명 등 3건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일본의 한반도 소식통들은 이번 탈북 사건이 입 소문 등을 통해 반드시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비록 북한의 항구를 출발해 일본에 도착하려면 900킬로미터 이상을 항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해상 경로를 이용해 일본으로 탈출하는 북한 주민들이 부쩍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