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할아버지는 백남운, 아버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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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4일 한국으로 이송된 탈북자 9명의 책임자라고 밝힌 40대 남성이 “할아버지는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을 지낸 백남운이고, 아버지는 대남 공작기관의 간부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탈북자 9명의 책임자라고 밝힌 40대 남성이 일본 정부 조사에서 “할아버지는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을 지낸 백남운”이라고 밝혔다고 일본의 산케이 신문이 5일 보도했습니다.

40대 탈북자 남성은 또 “아버지는 한국 사람을 다수 납치하여 간첩으로 만들어 한국에 잠입시키는 대남 공작을 관할하는 간부였다”고 말하면서 “아버지가 숙청 당한 후 함경북도 어대진에서 인민군이 관할하는 오징어 잡이를 하고 있었지만, 돈에 궁한 편은 아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후지 TV는 40대 남성의 아버지가 납치한 한국인이 100명 정도라고 보도했습니다.

40대 남성은 이어 “라디오로 몰래 해외 방송을 듣거나, 한국 드라마를 보거나, 중국과의 국경에서 휴대 전화를 사용하여 해외 정보를 자세히 파악하게 됐다”고 말하면서 “북한의 폐쇄적인 체재에 희망을 가질 수 없어 애들의 장래 교육을 생각해 한국으로 가기로 결심했다”며 자신의 탈북 동기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40대 탈북자 남성은 일본 정부 조사에서 “일본인 납치에 대해서는 아버지에게서도 들은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고 산케이 신문이 전했습니다.

한편 요미우리 신문은 “탈북자들은 북한에 있으면서 휴대전화로 북중 국경 부근에서 먼저 탈북한 친척과 통화를 하고 단파 라디오를 통해 정보를 수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아사히 신문은 탈북자 한 명이 실제로 휴대전화를 갖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NHK는 이들이 미국의 달러화와 중국의 위안화를 갖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40대 탈북자가 할아버지라고 밝힌 백남운은 일제 시대에 도쿄의 히토쓰바시 대학에서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을 공부한 후 한국에서 대학 교수를 하다가 1948년에 월북한 인물입니다.

월북한 백남운은 북한 초대 내각의 교육상과 과학원 원장을 지내다 1967년부터 5년간 북한최고인민회의 의장을 지냈습니다. 그리고 1979년에 사망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한반도 소식통은 할아버지가 백남운이고, 아버지가 대남 공작기관의 간부였다는 40대 탈북자의 주장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 당국이 더 자세히 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