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에 사는 탈북자 고등학생들이 미국의 한 법률회사의 초청으로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해 7박8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갔습니다. 학생들을 초청한 오멜버니 앤 마이어스 로펌의 신영옥 변호사를 유지승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지난달 24일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으로 탈북 고교생 8명이 입국했습니다.
낯섬도 잠시 탈북학생들은 로스앤젤레스가 신기한 듯 연신 질문들을 쏟아냈습니다.
탈북자라는 선입견이 무색할 정도로 학생들이 밝아 초청자들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고 합니다.
신영옥 변호사 : 책임감이 있고 독립적이고 성숙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말씨에 함경도나 평안도 억양이 들어가 있지만 경상도나 전라도 사람들도 그 지방 사투리를 쓰는 것이니 그것(말투)을 두고 특별히 다르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번 탈북자 고등학생의 미국 방문은 미국의 오멜버니 앤 마이어스 로펌(O’Melveny & Myers LLP)이라는 법률회사가 탈북자 고등학생들이 모여 공부하는 학교인 한겨레 고등학교 학생 8명을 미국에 초청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하면서 이뤄지게 된 것입니다.
탈북학생들은 도착 후 짐을 풀자마자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명소들을 둘러보고 유명 대학을 견학하는 것으로 미국방문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또한 이들을 초청한 법률회사를 찾아 자신들이 살아 온 과정 등을 발표했고, 이들의 생생한 증언을 듣던 몇몇 변호사들은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습니다.
신변호사 : 북한 생활, 북한 탈출과정, 한겨레 학교 생활, 남한 적응과정, 한반도 통일, 미국 방문소감 등을 영어와 한국말로 발표했습니다. 학생들이 아름다운 목소리로 준비한 노래를 부르고 강남스타일 춤을 추기도 했는데 참석자들 중에는 감동에 겨워서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작된 여정은 북 캘리포니아로 이어지면서 얼마 전 북한을 방문해 화제가 됐던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 구글 방문에 이어 마이크로 소프트사 방문 그리고 명문 대학을 견학하며 방문 프로그램은 이어졌습니다.
이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것보다 미국 방문 프로그램을 통해 명문대학을 보여주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는 주최측의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신변호사 : 전세계에서 모인 서로 다른 피부색깔이나 인종 국적 언어 문화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미국대학에 모여서 자유롭게 공부하며 꿈을 키우는 모습을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미국 대학에 가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되는지를 아주 구체적으로 묻는 모습을 보았는데 그것을 보면서 이번 여행이 학생들에게 깊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자리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탈북학생 초청을 계획한 오멜버니 앤 마이어스 법률회사는 기대 이상의 반응에 성공적인 연수 프로그램이었다고 자체 평가를 내렸습니다.
또한 탈북 고교생들의 미국 방문 프로그램의 지속여부를 논의할 계획입니다.
탈북 학생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 변호사들은 계속 연락을 주고 받으며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신변호사 : 학생들과 연락도 주고 받고 가끔 만나고 하면서 계속 그 학생들이 잘 되도록 저도 박수를 보낼 예정입니다.
지난 1월 31일 로스앤젤레스에서 다시 한국으로 떠나는 비행기에 올라탄 탈북 학생들은 짧다면 짧은 일주일간의 생활을 함께 한 변호사들과 헤어짐에 아쉬워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몇몇 학생들은 다시 돌아오겠다는 다짐을 하며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