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탈북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여성의 역량 강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 구축 과정에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분쟁 지역 등에서 여성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단체(Women4NonViolence in Peace and Conflict Zones)를 창설한 미국 하와이의 벳시 가와무라 대표는 2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탈북자의 75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가와무라 대표는 성차별과 성폭력, 인신매매 등에 희생된 탈북 여성들이 수치심 때문에 정치적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들이 한반도 평화를 구축하는 구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가와무라 대표 : 성차별과 폭력의 피해자인 여성 탈북자들을 감싸 안고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야 합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00년 10월 31일에 이미 여성∙평화∙안보에 대한 결의 1325호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가와무라 대표는 여성에 미치는 전쟁의 영향이나 갈등을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인 1325호가 보다 구체적이고 접근이 용이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가와무라 대표는 안보리 결의 1325호 이외에 탈북 여성들의 권리를 강화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유엔 여성차별철폐협약(Convention to Eliminate Discrimination against Women) 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가와무라 대표 : 내년 3월에 열리는 유엔 여성지위위원회(UN Commission on the Status of Women)에서 중국에서 인신매매와 강제결혼으로 핍박 받는 탈북 여성, 이들과 중국 남성 사이에 출생한 자녀들의 권리 침해 등에 대해 밝힐 계획입니다.
여성들의 정치적 지위를 신장시키고, 이들이 폐쇄된 북한 정치범수용소에서 겪은 인권침해나 중국에 탈출해 직면했던 힘든 도전을 극복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안보 협상 등에 참여하도록 돕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가와무라 대표는 다음달 9일에는 미국 하와이 동서문화센터에서 개최되는 ‘탈북자 인권운동가와 평화 기반 구축을 위한 탈북자의 역할(North Korean Exile Activists and the Role of Refugees in Peace-making)’이라는 토론회에 참석해 탈북 여성의 권익 신장에 힘쓸 계획입니다. 그는 2001년 일본 도쿄의 탈북자 증언회에서 처음으로 정치범수용소 내 어린이 인권유린을 묘사한 그림에 충격을 받고 북한 인권 운동에 헌신하고 있습니다. 자신도 성폭행 피해자라고 스스럼 없이 밝힌 가와무라 대표는 이 같은 주제로 내년 초 영국의회에서 열리는 토론회에도 발제자로 초대됐습니다.
한편, 마이클 커비(Michael Kirby) 전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장은 지난 3월 영국 그레샴대학(Gresham College)에서 북한 당국에 의한 조직적인 여성 차별은 물론 개인에 의한 강제낙태, 영아 살해와 중국의 탈북 여성강제 북송 등 여성에 대한 심각한 인권 침해가 자행되고 있는데 주목해야 한다며 언론에 대한 실망감을 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