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라도 고향을 바라보고 싶어요”

서울-노재완 nohjw@rfa.org
2017-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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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달 28일 경기도 파주시 동화경모공원에서 이북 실향민들이 성묘하고 있다.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달 28일 경기도 파주시 동화경모공원에서 이북 실향민들이 성묘하고 있다.
RFA PHOTO/ 노재완

꿈에도 보고프고 그리운...

앵커: 한반도 최대 명절인 추석을 맞아 한국 국민들은 그리운 가족을 찾아 저마다 정든 고향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고향에 가지 못하는 실향민들은 올해도 임진각과 동화경모공원 등에서 망향의 한을 달래고 있는데요. 추석을 앞둔 동화경모공원을 노재완 기자가 찾아가 봤습니다.

지난 9월 28일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에 있는 동화경모공원. 추석을 앞두고 묘지 주변의 청소가 한창입니다.

동화경모공원의 총책임자인 김인철 원장은 이른 아침부터 출근해 공원묘지 주변을 둘러보며 성묘하러 온 실향민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김인철 동화경모공원장: 동화경모공원이 서울에서 가깝고 교통이 편해서 특히 주말 또는 연휴 때는 실향민들이 성묘하거나 온 가족이 만나려고 많이 오십니다.

오전 11시가 넘자 성묘객들이 제법 눈에 띕니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온 실향민 2세 김하수 씨는 부모님을 향해 술을 올리고 절을 합니다.

김하수 실향민 2세: 추석 당일 시댁에서 차례를 지내야 해서 친정 부모님 뵈러 미리 왔어요. 안타깝죠. 살아생전에 자기 고향에 가지 못하셨으니까. (명절 때) 임진각에 가셔서 이북 땅을 보시면서 눈물을 흘리시곤 했습니다.

동화경모공원은 묘지와 봉안당(납골당), 전망대 등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봉안당은 시체를 화장하여 유골을 그릇에 담아 안치해 두는 곳을 말합니다.

공원 전망대에 오르자 묘원 전체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또한 멀리 임진강 너머로 북한 주민이 사는 마을도 보입니다.

김인철 동화경모공원장: 임진강 건너편에 북한이 말하는 선전마을이 있습니다. 지금 11시 방향으로 보이는 게 오두산 통일전망대가 되겠습니다. 거기서는 북한 땅이 더 잘 보이죠.

이북 실향민들은 죽어서라도 고향 땅에 묻히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고향에 갈 수 없는 상황에서 실향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북한 땅이 잘 보이는 곳에 안장되는 것입니다.

실향민들의 망향 한을 달래 주기 위해 한국 정부는 1990년대 초 파주시 탄현면 일대를 통일동산으로 지정하고 30만 평의 대지를 묘지 부지로 제공했습니다. 이에 맞춰 이북도민회중앙연합회가 재단법인 동화경모공원을 설립하고 공동묘지 조성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김인철 동화경모공원장: 동화경모공원은 1993년에 정부의 지원 아래 부지 30만 평를 받았습니다. 여기에 저희가 3만 기의 매장 묘와 납골당 5천 기를 조성했습니다.

동화경모공원은 단순한 묘원이 아닌 통일을 갈망하는 실향민들의 숨결이 깃든 곳입니다. 넋이나마 같은 고향 사람들끼리 모여 있으라는 뜻에서 공원 측은 도별로 나눠서 묘소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김인철 동화경모공원장: 보실 때 중앙에서 왼쪽이 경기도이고 오른쪽이 함경남도입니다. 또 그 위쪽이 황해도이고요. 저기 나무 뒤쪽으로는 평안남도가 되겠습니다.

동화경모공원도 많은 실향민이 묻히면서 더는 매장할 땅이 없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동화경모공원 측은 금년 6월 제2 추모관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봉안당을 조성했습니다.

동화경모공원은 실향민들뿐만 아니라 탈북민들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탈북민들도 엄연한 이북 출신이기 때문입니다.

김인철 동화경모공원장: 북한을 떠나온 탈북민들도 고향에 못 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언제든지 우리 실향민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최근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남북관계가 더욱 얼어붙으면서 추석을 맞는 실향민들의 마음은 더욱 무겁습니다.

실향민들은 하루속히 남북 관계가 안정돼 이산가족 상봉도 재개되고 북에 있는 친척과 편지도 주고받을 수 있게 되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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